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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거우며 언제라도 비가 올 듯하여

우산을 꺼내 들고

by 홍선


검검검 셔츠 바지 아래 운동화를 신고 스마트폰에 구독중인 유튜브를 틀고 흰 줄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고 6시와 7시 사이를 걷다


음, 하늘이 무거우며 언제라도 비가 올 듯하여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비가 온대니 어제 늦어 저기 뒤에 주차한 차에서 마침 우산을 꺼내 들고 루이보스 냉침차 한 병은 왼쪽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꽂고 걷는다


공터 두 고양이들이 풀 숲 위에 엎드려 놀고 있다. 아는 척 하니 별로 경계하지 않으면서 경계모드를 보여준다


건널목을 걷기 전, 빨간 신호등에서 발목을 돌리다 루이보스차를 한두 모금 마시고 기다린다


러닝모임이 어, 많아지고 사람도 많아졌다. 오가는 길 계속....., 지자체에서 뛰면 뭐 주나라는 생각을 잠시 하며 걷다 2km 지점에서 미련 없이 돌아 4km를 채우려다 늦은 시간 귀가로 도로 쪽 주차로 주차 위치를 옮기느라 3.7km를 걸은 새벽 걷기 공복 걷기다


돌아와, 며칠 늦게 챙겨 온 여행의 짐들을 정리하고 씻고 누워 책 아무튼 실험실에서 토종벼 흑갱에 대한 얘기와 쌀에 대한 다른 누구의 부심을 조금 이해가 떠올랐다.


다른 것에 다른 장면에 다른 시선에 눈을 돌려보는 걷기, 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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