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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자 대열로 나란히

헤엄치다 땅이 닿는 물은 걸어

by 홍선



비 온 뒤 아침, 단 한 사람 우산을 들고 걷는 사람이 지나가고 허리 복대를 차고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지팡이를 짚고 퍼진 브이자 대열로 나란히 걷는 할머니들을 지나쳐 걷다 뛰다 걷다 하는 새벽 아침 6시와 7시 사이이다.


흰 줄 이어폰으로 팟캐스트처럼 유튜브를 걸을 동안 들을 콘텐츠를 재생해 한쪽은 오른쪽 귀에 꽂고 왼쪽 이어폰은 티셔츠목에 건다.


오리 두 마리가 물 위를 헤엄치다 땅이 닿는 물은 걸어 움직이는 모습이 우스워, 잠시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을 다리 아래 뭔가를 연상하려다 꿈을 꾸고 잊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하듯 유튜브 내용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어떤 것에 상념이 붙는 걸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으로 어떨 땐 요긴하니까 이렇게 다른 내용을 채움으로 포커스 된 그것들을 쪼르르 흘러넘쳐 자연스레 버림을 반복하다.


조금씩 달리는 비율을 늘리고자 하는 여름 끝, 이 두 달의 폭염도 계절의 주기라는 절기에 누구러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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