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3, 문장 3, 단상 1
교차 독서 ep.3
그 여자 나하고 이름이 같아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57. 나는 곰의 말을 들었다.
곰에게는 누가 정해 준 서사가
있었다. 곰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여겼다. 그렇다면 병은 어디 간
거지. 나는 잠시 고민했다. 집중
할수록 나는 훼손되었다.
10. 삼월
삼월의 나무
불을 피우기 미안한 저녁이 3월에는 있다.
...... 내가 아직 세상을 좋아하는 데에는....
우리의 끝이 언제나 나무와 한 그루의
나무와 함께 한다는 것에 있다.
44.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식의 논리를 어디까지 들이밀
수 있을까.... 어떤 인간이든
어떻게 살아왔든 죽음은 무조건
존중받아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혈연이라는
이유로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선인지 잘 모르겠다. 의사로
살아가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가족이라는 이름을 달고 오는
갖가지 사연 앞에서 나는 자주
할 말을 잃는다.
- 단상-
살아갈만한 이유가 있는 데에는
나도 모를 바다가 한몫 든든히
했다. 옆이 시린 줄 몰랐던 것
도, 바다를 볼 수 있어서다.
물론, 혼자 크는 사람은 없다.
혼자 큰 줄 알았다는....
문중가 가운데 있는 집에서 자라 놓고,
혼자라니...
혼. 자. 일. 수. 있다.
죽음이 삶에게 말하더라.
과연?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