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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 May 14. 2020

치료하기-상담과 병원

일단 문 밖으로 나오면 성공

정신의학적인 치료는 크게 상담과 약물치료로 나뉜다. 최근 내가 다녔던 병원에 안 좋은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 까닭은 상담이 너무 짧고 일단 약을 써보자고 말하는 의사에 대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깊게 파악하지 않으면서 약물로 치료하려고 한 모습이 맘에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랐나 보다 생각했다. 사실 상담을 위한 것이라면 전문상담시설을 방문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집단으로 치료하거나 개인상담을 하고 가족상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반 개인병원에서는 대기하는 환자나 기반 등이 갖춰지지 않아 긴 상담시간을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상담시설에서는 투약에 관한 기대가 낮을 수 있다. 약을 먹는 게 나쁜 일이 아니다. 아프면 약을 먹고 낫는 게 우선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증상을 약으로 다스린다면 보다 쉽게 우울증을 케어할 수 있다. 심지어 항우울제는 보험처리가 가능한 약품이라 상담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조금 더 저렴할 수 있다.


윗글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쓴 글은 아니다. 상담이든 투약이든 스스로 치료해야겠다고 맘을 먹은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증이 이상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는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워하기도 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점을 늦춰 맘의 병이 크게 들 때도 많다. 나는 적극적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삶의 질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했다. 일단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이후엔 병원에 나오는 겸 외출을 할 수 있다. 상담도 같은 맥락으로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 상상이 된다. 누군가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잘 공감해주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틀어준다면 전처럼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렵지만은 않을 테니. 늘 주변 친구들이 힘든 일을 이야기하거나 농으로라도 죽고 싶다는 말을 뱉을 때 병원에 가보자고 말을 한다. 생각보다 가벼운 일들이 쌓여 맘을 무겁게 할 때도 많고 잠 못 드는 밤도 늘어난다. 감기도 미리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으면 종종 일찍 기운을 차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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