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큰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를 처음 시키면 다소 당황스럽다. 이 어정쩡한 사이즈의 커피가 어째서 라떼와 비슷한 가격일까 싶다. 일반적인 종이컵만 한 이 커피를 보면 혼자 와서 마시기엔 좋지만 상대방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커피를 시키기엔 역시나 부족하다. 나도, 내가 만나는 사람도 플랫화이트를 좋아하지만 한 잔이 플랫화이트면 다른 한잔은 좀 큰 음료를 시킨다. 디오더라면 그런 고민은 안 해도 될 듯하다. 디오더의 플랫화이트 첫인상은 "크다"다. 하얀 머그 가득 담아둔 플랫화이트는 라떼를 착각하셨나 싶게 만들었다. 놀랍게도 맛은 플랫화이트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산미 있는 원두지만 너티하게 고소한 맛도 난다. 다만 조금 아쉬운 건 온도. 조금은 뜨겁지 않나 싶다. 라떼나 플랫화이트는 뜨거운 음료가 아니다. 음료가 제공되고 바로 먹더라도 따뜻한 정도가 맞고 그때 포근포근한 우유의 느낌과 고소함이 강조된다. 그래서 잘 만든 라떼를 끝까지 다 마시더라도 마지막까지 우유 거품이 살아 있게 된다. 물론 엄청 뜨거운 것도 아니고 거품도 끝까지 살아있었다. 잔을 뜨겁게 잘 유지하셨던 이유인지 날이 추워지고 나서 첫 따뜻한 커피였던 탓에 내가 유난스럽게 느꼈으리라.
구움 과자도 퍽 좋다. 커피도 내리시고 손님 응대도 하면서 사장님은 계속 베이킹 중이다. 내가 먹은 까눌레는 바삭함(조금 과장하면 딱딱함) 안에 버터 풍미가 커피와 궁합이 한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