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세요?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배우 최민수 씨의 발언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집에서 소변을 눌 때 서서 누지 않고 앉아서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이 발언은 제가 드나들던 한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화젯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게 당시의 정서로는 상당히 생경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바깥에서는 평소의 습관대로 한다지만 사실 집에서 볼일을 보는 경우 어머니나 아내에게 잔소리 한번 안 들어 본 남자들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여기저기 소변이 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주변이 더러워지며 뒤처리도 안 하는 털털함이 결국에는 악취까지 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집 청소를 담당하는 가족에게는 여간 미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당시 제 친구들은 물론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안으로 인해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벌어졌습니다. 그래 봤자 평소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대한 당황스러움의 표출이었겠지만 요점은 도저히 못 하겠다, 까짓것 왜 못하느냐의 대결이었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아마도 요즘 보편화된 좌식 변기의 초창기에도 많은 혼란이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재래식 변기에 익숙한 국민에게 새롭게 나타난 변기 문화는 적응하기 어려운 충격이었을 테고 그 결과 변기에 올라가 재래식 변기 사용하듯 볼일을 보는 에피소드까지 일어났다지요. 아마 당시의 충격과 맞먹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에는 이러한 습관이 제법 보편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부터도 집에서는 그러합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여타 불편이 줄어든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두 번만 습관처럼 하다 보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세월이 흐르고 시절이 지날 때마다 우리에게 고정관념처럼 박혀있는 사고(思考)들이 바뀌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겠지요. 그럴 때마다 된다, 안 된다는 이분법적 관념을 어떻게 처리하고 해결하느냐는 문제는 내내 내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바라보면 재미를 위해 생각 없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조차도 이렇듯 우리에게 색다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취할 건 취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건 버리는 혜안(慧眼)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문득 어릴 적 벌칙으로 받은 화장실 청소가 떠오릅니다. 그 냄새와 불결한 내부, 청소를 다 마치고 나오면 우리 곁에 오기를 꺼리던 친구들의 깔깔거림까지 이제는 그냥 아련한 추억 정도이지만, 우리의 어린 날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자녀 세대가 우리 나이가 되어 추억에 젖을 때면 부디 누릴 건 누리고 고난에서 헤쳐나가는 지혜가 풍족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