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미술. 감성에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무시받던 우리 학창 시절

by 김욱곤
다운로드.jpg (이미지출처:Art Collage JANG) 이런 정도면 상당한 수준 입죠. ㅎㅎㅎ



우리 세대 예, 체능의 가장 큰 맹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책을 통해서만 배웠다.’입니다. 물론 노래를 안 불렀다는 얘기가 아니고 그림 하나 안 그려봤다는 얘기가 아니며 운동장 한 번 안 뛰어봤다는 얘기가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나 기초조차 접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입니다. 하긴 다른 과목들도 거의 그랬을 것입니다. 체육이야 체력장을 거쳐야만 입시를 접할 수 있기에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고3 음악과 미술은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자습 시간이었습니다.


유신정권이 극에 달하던 시절의 미술 시간은 포스터를 줄곧 그리던 기억 밖에는 없습니다. 물감 하나, 크레용 하나 사기도 버겁던 시절이기는 했습니다. 미술의 기초는 고사하고 내 기억의 한구석에 자리한 내용이라야 무찌르자 공산당, 쥐를 잡자, 혼분식을 하자는 내용뿐입니다.


음악 시간은 더 했습니다. 곡에 대한 아무런 소개나 해설도 없이 중, 고교 선생님께서(같은 선생님이셨습니다.) 피아노로 반주를 시작하면 50분 내내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학교마다 또는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방법이 서로 다르니 그저 우리 학교의 문제일 겁니다. 박자가 틀려도, 음이 틀려도 교정도 없이 다음 곡으로 넘어갔습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기회도 없었고 그렇게 열정적으로 가르치시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모차르트의 마적(魔笛)이라는 곡이 말을 타고 도적질을 일삼는 馬賊으로 알며 보냈습니다. 나중에야 마술피리라는 곡이 그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약간의 배신감에 허탈함을 가미한 묘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예, 체능에 흥미가 없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저부터도 몸 움직이는 체육을 어지간히 싫어합니다. 하지만 그 필요성마저도 부정하는 건 아니기에 몸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과목(科目)입니다. 음악, 미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좋고 싫음을 떠나 감성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기에 없어도 되는 과목이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의 예, 체능 시간의 내용은 우리 수업내용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다죠? 고무적인 일입니다. 형편이 되면 음악회도 종종 다니고 전람회도 많이 다녀서 많은 체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지금의 저처럼 우리의 예, 체능 수업은 부실했노라는 아쉬움을 토로할까요? 그러면서 우리의 아이들은 더 나은 수업을 경험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할까요? 그렇게 우리가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keyword
이전 02화뭐가 되려고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