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되려고 그러니?

희망사항과 현실 사이에서

by 김욱곤
다운로드.jpg (이미지출처:kookje.co.kr) 이땐 이렇고 그땐 그랬지!


중학교 2학년 때나 되었던가 모르겠습니다. 쉬는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점심시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처음 뵙는 (많이) 큰 형뻘쯤 되어 보이는 분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소개하시기를 우리 학교 한참 선배님이신데 이번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은사님께 인사하러 오셨답니다. 온 김에 너희들에게 자극도 주고 본받으라는 의미로 어렵게 모셨으니 묻고 싶은 질문 아무거나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기야 당시에 사법고시 합격자면 제법 괜찮은 레벨이었지요. 그렇다고 그것이 당시 까까머리 중학생인 나와 내 친구들에게 얼마만큼의 자극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내 친구 중에는 소위 말하는 판검사, 변호사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혹시 제가 모르는 동기동창 중에 법관이 조용히 되어있다면 모를까! 그러다 보니 우리의 반응이라야 영혼 없이 '우와~'하는 정도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공부를 엄청나게 해야 사법고시에 합격한다더라는 막연함 밖에 없었던 시절이기에, 당사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파고들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결국은 저나 친구들은 선생님께서 원하시던 자극은 못 받았다고 확신했습니다. 기껏해야 제가 지명받아 물어본 질문이 고작 "하루에 몇 시간이나 주무셨어요?"였으니 말입니다.


가만히 보면 너의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처럼 뜬구름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오로지 하나만 목표로 세워놓고 정진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간접 체험을 하고 나서 천천히 내 장래 희망을 세우는 게 오히려 좋은 일일 듯합니다.



저는 고1 때까지도 저 스스로 문과 성향이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당시의 사회 분위기가 공업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이었기에 문과:이과의 비율이 5:5도 아닌 3:7로 월등히 이과로의 편성이 많았습니다. 최소한 이런 일은 없어야겠지요.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할 것이냐? 급하게 결정할 일도 아니지만, 나의 기본성향은 알고 결정해야 맞는 일일 것입니다. 요즈음의 아이들도 참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을 것입니다. 외적(外的)인 형편이야 갈수록 나아질 테지만 그렇다고 내적인 고민도 덩달아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영혼들, 성인이 되어서 좀 더 쾌적하게 자기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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