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욱곤 Apr 25. 2024

내 안의 알람

그 소리에 집중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이미지출처:kor.pngtree.com) 알람이 이렇게 예쁘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휴대폰의 알람을 정말 필요한 것으로만 설정해 놓습니다. 제 친구의 말대로 성격이 이상하여 별 쓸모도 없는 광고성 문자가 띵! 띵! 대며 울려대는 걸 참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 문자도 광고 수신 기능을 아예 없앴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재난 또는 안전 문자조차 그냥 off로 맞춰놓았습니다. 이메일도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광고성 메일은 수시로 들어가 삭제 처리하기 바쁘며 광고 수신 동의는 아예 ‘아니요’로 누릅니다. 소통 목적이라는 SNS도 알람은 건너뛰고 그냥 주기적으로 들어가 확인만 한 지 오래전 일입니다. 그렇게 해도 불편이 없습니다.    

 

사실 카카오톡도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소통 도구입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받으면 자연스럽게 카카오톡과 연동이 되며 공공 목적으로 오는 문자도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바람에 하루에도 몇 번은 카카오톡 알람이 울려댑니다. 사실 하루를 결산해 보면 내게 중요한 알림은 많지 않고 대개는 광고 내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단톡방에서도 안내를 위한 내용이야 그렇다 쳐도 알겠습니다, 네, 이런 내용까지 들어야 하니 아주 소리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릴 판입니다. 아예 무음이나 진동으로 하고 한꺼번에 확인하는 일이 이제는 일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습관이 간혹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단초(端初)가 되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하다가 묻혀서 없어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나 마나 광고겠지! 싶어 짐작하고 없앴는데 이게 나름 중요한 내용이었다면 아주 땀나는 일입니다. 종종 제 짝 아내에게 혼나는 일도 생깁니다만 이런 일로도 제 버릇이 고쳐지지 않는 걸 보면 제 고집도 참 어지간합니다.
 
 
 

제 젊은 날에는 이런 것을 우편으로 하곤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여기에 쏟아부은 종이나 인쇄비, 우표에 들인 값만 해도 만만치 않았을 테고 그에 비해 성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은 오늘날과 비슷할 겁니다. 오늘날의 통신비와 비교한다면 그다지 나을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일을 가만히 둘러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면, 과연 광고주들은 얼마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고 광고를 결심했을까?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과연 몇 %의 고객들이 실제로 반응해야 손익 분기점이 될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는 그조차도 궁금한 내용입니다.
 
 되도록 그런 내용에 다소 둔감해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광고주들의 편에서 바라보면 애써 준비한 안내나 광고가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처럼 허무한 일은 없겠지요. 그냥 마음에 두지 않더라도 읽어보고 바라보는 일도 하나의 예의에 포함되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새벽에 기도하면서 문득 든 생각에 오늘 내 마음에 남습니다. 내 기도가 하나님 앞에서 스팸 처리되지는 않을까? 내 기도를 모두 이루어지도록 강제하지는 않는가? 말입니다. 기도 또한 하나님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 그마저도 몇십 년째 내 고집대로만 억지를 부리는 중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철들 날을 꿈꿉니다.


이전 07화 어릴 적 티브이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