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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May 07. 2024

천천히 읽기로 맘먹는 역사서

일본에 대하여

(이미지출처:종합 인쇄/제본 영신사) 다 읽으려면 좀 걸릴 듯합니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을뿐더러 학교 다닐 적 그 과목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게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사나 세계사에 대해 그다지 해박하지 못합니다. 그저 이벤트에 가까운 사건에만 관심을 가질 뿐, 발생 연도에 접근할수록 머리에 담아두기 귀찮을 정도로 골치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프랑스의 잔 다르크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을 뿐 그 배경에는 무슨 전쟁과 정치적, 종교적인 관점이 개입되었는지는 모른 채 지냈습니다. 사실 그렇게 세세한 내용까지 파고 들어가면 우리의 관심은 더욱 멀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실 학생 때는 제가 그랬습니다. 그것이 시험에 출제되고 입시에 포함된 과목이니까 그렇지, 그런 연결고리조차 없었다면 이미 역사는 내 마음에서 멀어져 포기한 과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인기 강사들처럼 역사를 나열하는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풀듯 강의하시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제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이 지금처럼만 강의하셨다면 비단 역사뿐이 아닌 다양한 과목에 재미를 붙였을 것입니다.     



오늘은 책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역사만 놓고 보아도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역사는 중국에 비해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생각 말입니다. 아마도 우리를 침탈했던 역사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근, 현대의 침략사에만 집중된 감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중국의 침략사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은 오히려 중국에 대한 감정을 느슨하게 만들었습니다.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史實)만 글로 배운다면 역사의 실제적인 의미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단순히 기록으로만 끝날 일이요, 배우는 후손들에게도 그저 팍팍한 음식 먹는 느낌만 남는 일일 것입니다. 그도 저도 지겨워지면 어느 순간 “역사는 배워서 뭘 해? 그냥 과목에서 빼 버려”라는 의견만 남을 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역사의 가치는 오늘의 일이 내일의 교훈으로 남는 것입니다. 좋은 건 남겨 발전시키고 실수는 교정하여 수정하는 게 진정한 역사의 가치일 것입니다.     



책을 완독 하지는 못했지만, 일본도 그 역사가 참 파란만장했군요. 하기야 우여곡절이 없는 역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굴곡지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주장입니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오며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문제일 테지요. 
 
 한 번 찬찬히 읽어 볼 요량입니다. 중간중간 재미없는 전개도 있을 것이고 넘기고 싶은 부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다 읽은 후의 뿌듯함을 느껴보려고 결심하는 중입니다. 이러다가 마지막 책장을 덮기까지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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