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하늘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해 13시간의 긴 비행 끝에 도착한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YYZ), 한국과의 시차가 13시간이라 7월 21일 아침 9시 반에 출발해서 7월 21일 아침 9시 반에 도착하는 당연하면서도 신기한 경험과 함께 우리 가족의 캐나다 살이가 시작됐다.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나서니, 한국이었다면 수백 번 감탄하고도 남았을 푸른 하늘과, 자칫 그 하늘이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가득 떠다니는 새하얀 구름들이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이해 줬다. 마치 앞으로의 캐나다 살이가 이처럼 화창할 거라고 암시해 주기라도 하듯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미리 구해놓은 집의 조그마한 발코니에서 바라본 전경 또한 감동이었는데, 대도시를 제외하면 주거형태 대부분이 주택인 캐나다에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북미 5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수까지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원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캐나다는 공기 자체가 맑다 보니 가시거리가 상당히 길어 하늘이 유독 푸르고 맑아 보이는 데다, 토론토 시내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건물이 낮아 시야가 확 트여있기 때문에 하늘이 정말 넓어 보이기까지 한다.
대신 흐린 날이 거의 없이 맑은 날의 연속인 캐나다에서 중요한 야외일정에 하필 비 소식이 겹치기라도 한다면 그 아쉬움은 몇 배가 되기도 한다. 이전에 발행한 ‘몬트리올/퀘벡 여행기’ 때처럼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캐나다의 비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르게 빗줄기가 굵지 않고, 하루종일 내리는 것도 아니라 대부분 우산 없이 비를 맞고 다니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여하튼, 우리 부부는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 맑고 푸른 하늘이 그리워질 때 후회하지 않도록 어디를 가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황사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이며, 174년 신라에 “흙비(雨土)가 내렸다”고 나온다. 조선왕조실록 등에서도 황사현상에 대한 기록이 100여 건 등장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일 년의 절반인 겨울과 봄, 특히 봄철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최악의 공기질 속에 살아가고, 여름철엔 장마를, 가을이 돼서야 울긋불긋한 단풍과 함께 높고 맑은 하늘을 잠시나마 만끽하는데, 지구 반대편에선 그저 숨 쉬는 게 당연하듯 하늘도 당연히 푸르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니 내심 아쉽다.
아니, 너무 얄밉고 억울하다. 한국에서도 이런 푸른 하늘을 맘껏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