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만든 3분 무료 통화 기능을 없앤 건에 대하여
스스로의 목표와 다짐을 되뇌며 글을 썼던 게 벌써 반년이 빠르게 지났습니다.
올해는 더 자주,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기르려고 합니다. (복리의 마법인가 복리의 법칙인가 마냥 글쓰기도 꾸준히 하다 보면 성장하겠죠.)
퓨쳐다임에 합류한 지 벌써 1년이 약간 넘었습니다. 작은 조직에서 여러 포지션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에 출장도사 PO이자 마케터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떻게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조직에 합류하기 전부터 대표님과 충분히 대화를 많이 나눴던 만큼 퓨쳐다임에서의 업무는 대표님의 전폭적인 신뢰와 믿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문뜩, 방향이 다른 의견으로 논의를 했던 몇 번의 기억들이 살짝 스치지만.)
1년을 통째로 보낼 수 있었던 2022년, 퓨쳐다임 PO로써 첫 목표는 성과내기였습니다. 여기서 성과내기란 FSN 그룹 내 투자로 만들어졌던 신사업 조직인 퓨쳐다임이 자립할 수 있는 재무적인 상태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마무시하게 어려운 목표라는 걸 새삼 느끼고 좌절하고 그랬더랬습니다.
결국 연초에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에 정확히 다다를 수는 없었지만 퓨쳐다임에서의 1년이 넘는 경험을 정리해 보니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와 지표들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수치로 보았을 때 광고비는 동기간 대비 60% 정도 절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동기간 대비 41% 증대되었죠. 많았던 영업손실은 많이 줄어 이제 월 BEP를 달성하는데 가까워졌습니다.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많았던 2022년은 2023년의 목표인 BEP 달성을 위한 초석을 만들어 놓은 한 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숨 쉴 새 없이 바빴던 한 해를 정리하고자 이제는 출장도사를 만드는 퓨쳐다임 팀원들과 함께 경험하며 얻었던 인사이트에 대해서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퓨쳐다임은 취급액을 기준으로 국내 종합 광고 대행사 6위, 독립 광고 대행사 기준으로는 1위(2022 한국광고총연합회)의 위치에 있는 회사인 FSN 그룹의 투자로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그래서 출장도사는 다른 스타트업과는 조금 다르게 서비스 론칭 초기부터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고비 대비 신규 유저의 유입 및 전환율이 낮은 상태였죠.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공석이 길었던 PM/앱 마케터 역할을 가장 먼저 팔로우 업하고, 조직의 다양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작업을 어느 정도 마치고 난 시점부터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시작하였습니다.
론칭 초기 출장도사는 전국에 있는 용한 신점/타로/사주 상담사 1,000명을 입점하는 것을 최초 목표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업팀의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론칭 이후 5개월 만에 500명의 상담사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죠. (이후 다양한 지표를 확인하며 그 목표는 수정되어 현재 출장도사에는 700여 명의 상담사가 입점되었습니다.)
이제 좋은 상담사 분들이 유입되었으니 유저 유입 및 결제를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심리적 거리감이 있을 수 있는 운세 상담 서비스의 초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3분 상담 무료라는 Free Trial 기능을 적용하고 3분 무료 통화를 마친 유저들이 후기를 남기면 30% 코인 충전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을 도입하였죠.
어렵게 모신 좋은 상담사님들, 초기 체험을 유도할 수 있는 기능과 프로모션이 준비되었으니 탄탄한 마케팅을 통해 매출이 쑥쑥 오를 일만 남았죠.
각 분야에 내로라하는 마케팅 회사들이 그룹사로 협업할 수 있었기에 마케팅을 통해 한 달에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3,000명의 가입이 발생했고 그만큼 3분 무료 통화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신규 유저를 대상으로 한 ROAS는 100%가 되지 않는 수치를 보이고 있었고, 상담사 파트너들에게 제공되는 3분 무료 통화 비용까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죠.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마케팅은 문제가 없을 텐데 뭐가 문제일까?
우선 데이터들로 유저 전환 퍼널을 확인했습니다. 가장 눈에 뜨였던 지표는 3분 무료 통화 이후 실결제로 전환되는 유저의 비율이었습니다. 75% 이상의 유저들이 3분 무료 통화 이후 이탈을 하고 있었죠. 좀 더 자세히 유저 경험에 대해서 파악하기 위해 출장도사를 가입 후 3분 무료 통화까지 마쳤지만 실제 결제를 하지 않은 유저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하였습니다.
서베이를 통해 대답해 준 유저들 중 55%의 유저들이 3분 무료 통화를 통해 이미 고민이 해결되어서 이탈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열심히 만든 기능이 유저들을 이탈시키고 있었죠.
사실, 3분 무료 통화는 통화한 시간만큼 과금되는 060 후불 상담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존 운세 상담 서비스에서 많이 쓰는 프로모션이었는데요, "딱 3분만 무료로 통화해야지"하고 전화를 했던 유저들이 시간을 체크하지 않았을 경우 자연스럽게 Free Trial 이후 시간을 결제하게 만들기 좋은 프로모션이었지만, 결제한 만큼 15분 단위로 상담이 진행되는 저희 프로덕트에는 적절치 않았던 것이었죠.
어렵게 모신 우리 유저분들이 이탈하시지 않게 하시옵도록 다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였습니다.
열심히 프로덕트 팀이 만든 3분 무료 통화 기능을 없앴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기획전 기능과 가입 시 제공되는 10,000원 혜택 쿠폰 프로모션이 가져갔습니다.
기획전을 통해 100 코인(10,000원)으로 만날 수 있는 상담사님들이 매달 생겨났고, 첫 가입 유저는 10,000원 쿠폰을 받아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3분 무료 통화 기능을 제거하고 신규 유저를 대상으로 한 ROAS는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기능이 업데이트된 것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인원이 한정적인 스타트업에서는 기능 하나를 개발할 때 정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때가 있습니다. 시간을 써서 어렵게 개발한 3분 무료 통화 기능이 유저들을 이탈시키고, 비용적인 부담을 만들어 내고, 다시 그 기능을 제거하고, 다른 기능을 넣었던 시간까지 계산한다면 프로덕트 조직에서의 기획은 신중함이 다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어려운 기획을 해서 욕을 먹는 나라는 사람,,,)
여러분들의 프로덕트도 비용을 사용하면서 유저를 이탈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처음에 말씀드렸던 내용처럼 2022년은 퓨쳐다임에게 점차 안정적인 성과 지표를 만드는 해였습니다. 이제 2023년은 퓨쳐다임에게 퓨쳐다임 2.0/출장도사 2.0이라는 이름으로 성과를 내는 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3년 퓨쳐다임과 함께 경험하고, 고생하고, 함께 성장할 분들을 찾습니다.
저희 퓨쳐다임에 관심이 있는 앱개발자 (IOS/AOS), 브랜드마케터 분들은 y@futuredigm.co.kr 으로 메일 주세요, 가볍게 커피만 마셔주셔도 감사합니다! 저희 사내 카페 Club FSN 좋아요.
그리고 출장도사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