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드는 남자에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남자로
저는 2014년 광고대행사 AE로 업무를 시작했고, 스타트업의 브랜딩/마케팅 헤드로 약 3년 간의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1월 퇴사 후 국내 디지털 마케팅 그룹 FSN 내 신사업 조직 퓨쳐다임에서 프로덕트 오너라는 이름으로 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해내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광고 회사를 꿈꿔왔고 해왔던 제가 프로덕트 오너로의 일을 하게 된 이 이벤트는 큰 결심이었고 이벤트였습니다.
퓨쳐다임에 이직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 스스로 프로덕트 오너의 역할을 얼마나 충분히 해내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다짐하고자 합니다.
6개월 전 저는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이자 좋은 팀원들과 동료라는 안정적인 위치를 놓고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결정이 한 두 달만 더 느려졌다면, 이직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내 퇴사를 기다렸던 것 마냥 절묘하게 나온 메타콩즈)
많은 고민을 거쳐서 새로운 조직에 새로운 포지션으로 이직을 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좀 더 높은 위치로의 목마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산만한 성격, "결국 난 내 것을 할 거야"라는 생각이 존재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첫 회사인 광고대행사는 에이전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로 내가 직접 마케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광고주(브랜드마케터)의 위치로의 이동을 목말라하면서 회사를 떠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스타트업에서 브랜드마케터로의 일을 하면서는 마케팅의 효율에 근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 더 많은 의사결정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아지게 되었죠.
오랜 시간 꿈꿔왔던 광고와 마케팅을 하고 있었지만, 경쟁을 하지 않는 경쟁 방법을 가지고 있는 프로덕트라면 극단적으로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점부터 더욱더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8년 간의 경력을 가지고 프로덕트 오너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도전한다면 좀 과감하게 뛰어들어야만 나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빠르게 나를 테스트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죠. 막다른 골목에 제가 놓여야만 더 처절하고 급하게 프로덕트 오너로써의 일을 배우고 해내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생에서 많은 선택 상황에서 High Risk, High Return은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의미로 안정적인 프로덕트 성장 단계를 거치고 있는 조직이 아닌 디지털마케팅 그룹의 신사업 조직인 퓨쳐다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앱 기획 경험과 경력이 없는 저를 믿고 받아주신 회사 자체가 감사할 다름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갈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퓨쳐다임 합류하고 나서 사부작사부작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합류 후 가장 먼저 진행했던 일은 바로 팀원들과의 1ON1 이었습니다. 팀원들이 각자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그동안 퓨쳐다임과 프로덕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직의 생성 방법 자체가 가지는 한계와 프로덕트 중심의 조직이 되기 위해서 조직 자체를 애자일 하게 바꾸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또 더 많은 콘텍스트를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적용해보고 있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조직문화와 업무방식들을 적용하는 동시에 마케터와의 역량, 프로덕트 오너로써의 역량도 배워가고 있으며 얕지만 차근차근 진행해보고 있습니다. 감히 말하자면 그야말로 지금 막 만들어진 조직에 파운더가 경험할 수 있는 범위의 것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할 말이 너무 많아 6개월 동안 진행했던 업무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글로 또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개월간의 회고의 글을 쓰기로 마음먹으면서 프로덕트 오너로써의 타이틀을 달게 된 6개월간 나는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근원적으로 프로덕트 오너의 좋은 커리어는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조직의 방향에 따라 각각의 직무나 직책이 해야 하는 업무나 역할들이 다른만큼, PM/PO가 해나가야 하는 업무들도 다릅니다.
최근에 PM과 PO라는 단어 사용에 있어 참말로 다양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고, 저에게 지속적으로 PO라는 뜻을 사용하지 말라고 말씀 주시는 어떤 분이 문뜩 생각나지만 직무의 명칭을 떠나 그 역할과 업무를 말해보자면 의사 결정 및 전략 수립, UI/UX 기획, 제품 지표 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 리서치 기반 가설 설정 및 실험 설계, 제안서 작성, 서비스 정책 기획 등등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이 모든 업무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고유의 목표가 있다면 프로덕트의 성공을 증명하는 일일 겁니다. 그렇기에 프로덕트 오너에게 좋은 커리어라면 프로덕트 성공의 경험을 가져보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6개월간의 프로덕트 오너로써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인 전직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프로덕트 오너의 커리어의 성공을 말하기 위해선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덕트의 성공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남은 6개월간 프로덕트가 유의미한 성공의 목표를 달성하여 성공적인 전직이 되길 바라봅니다. (왜 이 일련의 성과들이 금방 달성될 일들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뛰어들었는지 다시 생각해봐도 바보 같네요.)
우연히도 이 글을 읽으셨다면, 저와 저희 팀이 함께 성공시키고 싶은 프로덕트, 출장도사를 한 번씩 써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을 통한 유저피드백도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