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이 서울에 있는 산이란 걸 안 지 10년쯤 되었는데 가 볼 기회가 없었다. 마침환경운동연합에서 소모임을 만들었는데 안산 걷기 모임이 있어 신청했다. 독립문역 4번 출구로 가니 독립관이 있었다. 그 앞 광장은 만남의 광장처럼 각종 산행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집결지였다. 독립문 뒤에 이런 넓은 광장이 있는지도 서대문형무소가 있는지도 몰랐다. 차 타고 지나쳐 다니기만 했다.
안산자락을 걷다가 김밥으로 점심 먹고 얘기하고 다시 걸으며 한 바퀴 돌고 나니 4시간이 지났다. 나무데크가 잘 설치되어 걷기 편했다. 황톳길이 중간에 나타나면 맨발로 걸었다. 서울에는 산이 많지만 이렇게 도심에 숲 속이 있다니 걸으면서도 놀라웠다. 느낌은 서울 아닌 다른 지역에 와있는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는 인왕산, 북한산이 다 보였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 그녀가 운영한다는 서점에 대해 얘기했다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가 소소하게 실천하는 얘기를 나누었다가 행동보다 금전적 지원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등등 다양한 얘기를 했다. 회원 중에 박학다식한 분이 있어 걸을 때마다 만나는 각종 나무, 꽃에 대한 얘기도 듣고 그 동네 사는 회원은 안산 자락길을 수 없이 다녔다며 안산의 예전모습과 사진스팟을 알려줬다.덕분에 예쁜 사진을 몇 장 건졌다.
독립문 광장의 하늘(09:55, 09:56)
안산자락이 시작되는 곳(09:57, 09:59)
서대문형무소, 안산에서 내려다본 서대문형무소(10:22, 10:41, 10;53)
남산이 흐리게 보인다, 인왕산 한양도성(10:53, 11:09)
메타쉐콰이어 길(12:04, 12:05)
미세먼지가 좋은데 도시쪽이 뿌옇게 보인다(13:17)
미세먼지가 아주 좋은 날이었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본 도심 쪽은 뿌옇게 보였다. 마치 안개, 공해, 미세먼지 등에 쌓인 것 같은 흐린 모습이 디스토피아 세상을 연상케 했다. 반면, 산 쪽은 청명한 가을하늘이었다.
뿌연 모습이 답답해보인다(13:18)
인왕산, 단풍이 살짝 든 나무(13:38, 14:28)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옥상에서 본 하늘(15:00)
안산자락을 한 바퀴 돌고 걸음수를 확인하니 18,000보를 걸었다. 역대급으로 많이 걸었다. 내친김에 근처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방문했다. 그 당시 인물들, 대한민국 건국 역사, 독립역사를 찬찬히 둘러봤다. 잘 만들어진 곳인데 관람객이 없어 한산해서 안타까웠다.
모임장은 11월 만남을 기약했고 나는 참가할 계획이다. 등산은 싫어하지만 이런 난이도로 걷는 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