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4
거의 매해 3월 1일 자 인사발령이 났다. 그래서 2월부터 술렁이기 시작한다. 이 무렵에는 확인되지 않은 여러 루머가 돌아다닌다. 팀을 옮기고 싶은 사람, 팀원을 내보내고 싶은 팀장, 같이 일하고픈 직원을 데려오려는 팀장 등이 물밑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어떤 사람은 조그만 회사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으므로 가라는데 가고 하라는 일 하겠다고 한다. 인사발령, 조직개편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연차가 쌓이면 아무래도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에 덜 민감해진다. 이렇게 될까 저렇게 될까 예측하고 루머에 반응하며 사람들과 얘기하는 소모적인 일을 하지 않게 된다. 공지가 나면 다 알게 될 일, 미리 안다고 좋은 것도 없다.
인사발령 시즌은 직원들 마음이 좀 들떠있기 때문에 일이 잘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직원은 담당일을 하지 않고 손을 놓는다. 안 그래도 하기 싫었던 업무인데 이때다 싶어 안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업의 후임자는 전임자가 해놓은 것이 없어 사업계획서부터 써야 한다. 당연히 사업 추진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직원은 후임자가 조금이라도 편하라고 자기 선에서 결정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한다. 끝이 깔끔한 사람이다.
오늘 3월 1일 자 인사발령이 났다. 팀마다 새로 배치된 인원 구성과 업무를 보며 팀장, 팀원 간 조합이 조화롭지 않거나 업무가 과도하게 한 팀에 몰려있거나 사이 안 좋은 직원끼리 한 팀이 되었거나 등등을 보며 괜한 걱정을 했다. 오지랖이다. 정작 내 코가 석자면서.
부당한 처사에 마음이 상하는데,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은 마음과 부당함을 하나하나 짚고 싶은 마음 두 가지다. 어느 쪽이든 속상한 마음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끄럽게 해 봤자 내 속이 더 시끄러울 것 같아 이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마인드컨트롤 중이다. 그래야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상황이 내 미래를 위해 나은 시간일 수 있다고.
당장 오늘 극적으로 긍정적이 될 수 없지만, 1~2주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