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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2025. 3. 7

by 지홀

절친 후배 시어머니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일면식 없는 분의 장례식장에 가는 일이 많다. 알지 못하는 분이므로 슬픔이란 감정으로 연결될 일은 거의 없다. 그저 상 당한 사람을 위로하는 마음만 들뿐. 장례식장에서 주는 밥을 맛있게 먹고 같이 간 일행과 소소한 얘기를 나누고 후배의 손을 잡아주고 후배 남편에게 조의를 표하고 왔다.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지인 부모님의 부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매번 사는 게 무엇인가를 곱씹고 삶이 참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곧 그 생각을 뒤로하고 또 일상을 살며 별 것 아닌 일에 짜증 내고 화내고 서운해한다. 기쁘고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일이 중요함을 알면서도 자주 잊는다


12월 3일부터 시작된 혼란한 정국은 끝없는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들과 그에 흔들리는 사람들, 일어난 현상을 다르게 해석하며 물타기 하는 사람들로 혼란이 가중되고 시끄럽다. 모든 사람은 맑은 하늘, 아름다운 노래, 마음을 울리는 시, 그림 등에 감동하고 따듯한 말 한마디에 위로 받지 않나? 사리사욕, 당리당략 이런 모든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아름다운 걸 보고 아름답다 하고 즐거우면 웃고 슬프면 울고 고마운 건 고맙다 하고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 하고 미안한 건 미안하다 하고 실수한 건 실수했다고 인정하면서 자신의 삶을 평화와 평안함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의 기본 도리만 지켜도 많은 갈등이 봉합된다.

우기고 억지 부리느라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다. 스트레스 받으면 심신이 상한다. 심신이 상하여 명을 재촉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죽음 앞에 다 부질없는 일이다.

구름 없는 흐린 하늘이지만, 따듯한 날이었다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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