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8
어제는 장례식장. 오늘은 결혼식장.
어제와 사뭇 다른 공간. 모든 사람들이 만면의 미소를 지은 얼굴로 서로 덕담을 나누고 즐거운 얘기를 나누는 곳.
식전 영상으로 두 선남선녀가 제주도에서 촬영한 웨딩 영상이 나왔다. 사진의 나열이 아니라 사진 찍으며 영상까지 촬영한 장면인데 한 편의 영화 같았다. 바닷가, 수목원, 들판을 배경으로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장면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몽글하게 만들었다. 영상을 본 하객 모두의 마음이 비슷했을 것이다. '아름답구나, 예쁘구나'
기혼자인 직원은 신혼여행이 제일 좋을 때라며 부럽다고 했다. 남자친구 손을 꼭 잡고 나타난 직원은 벤치마킹하듯 식장 꾸밈, 음식 등을 꼼꼼히 살폈다. 저렇게 예쁜 영상을 찍어보라고 했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사는 일이 아주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이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의논 상대이며 나의 치부를 드러내도 창피하지 않은 사람, 못나고 잘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축복이지 싶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시련에 부딪히겠지만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체온을 나누는 친밀함으로 슬기롭게 버티고 극복할 힘을 얻을 것이다.
곁에 사랑하는 사람을 둔 모든 사람이 부러워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