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3
운동을 시작하고 식단관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몸에 좋다고 알려진 대로 했다. 야채위주로 먹으려고 양배추, 브로콜리, 표고버섯, 토마토 등을 거의 매일 먹었다. 근육을 늘리려면 매일 단백질 섭취를 80~100g 정도 먹어야 한대서 계산하면서 먹었다. 삶은 계란의 단백질은 5g, 손바닥 크기만 한 생선의 단백질은 20g, 닭가슴살 15g, 연어회, 참치회덮밥을 먹으면 20g 이런 식으로 계산하며 매일 기록했다. 그렇게 해도 하루 50g 이상 섭취하기가 쉽지 않아 아침엔 계란 2개+단백질 음료로 30g, 점심에는 회, 생선구이 등으로 25g, 저녁에는 닭가슴살+단백질 음료로 30g 먹는 것을 루틴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매일 하기 어려웠다. 그때는 칼로리까지 기록하며 열심히 했지만 몸의 변화는 별로 없었다. 실천했다는 만족감은 있었으나 만족도가 점점 떨어졌다.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몸무게가 많이 나간 이유도 있지만, 고지혈증 약을 끊고 싶어서였다. 열심히 운동하고 살 빼면 약을 끊어도 될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체질상 내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낸다고 약 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내 마음대로 약을 끊고 나름 열심히 운동과 음식조절을 했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첫 번째 실패 후 약의 용량이 두 배로 늘어났고 두 번째 실패 후 콜레스테롤 수치는 300을 넘겼다. 의사의 권고대로 다시 약을 먹으며 무슨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거구나 포기했다.
고지혈증은 극복하지 못했지만 다른 성인병 질병 예방 및 건강한 몸 상태 유지를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한다. 식단은 관리라기보다 그간의 경험으로 먹지 않고도 잘 참을 수 있는 것들을 먹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면, 라면, 짜장면, 파스타, 국수 등 면 종류는 참을 수 있고 참다 보니 먹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아, 먹지 않아도 괜찮은 음식이 되었다. 탄산음료는 원래 즐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 먹는다. 고기는 있으면 먹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다만, 돼지고기는 한약 먹을 때 금지 음식이라 안 먹었더니 이젠 먹고 싶지 않아 졌다. 이것저것 안 먹게 되자 자연스럽게 한식 위주로 먹는다. 중국식, 일식, 이탈리안 식당에 잘 가지 않는다. 지금은 칼로리나 단백질 그램 수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먹는다. 저속노화 식단처럼 야채먼저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문제는 떡, 빵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 음식들은 아직도 나의 취약점이다. 떡집, 빵집을 지날 때 잘 참고 지나는 것까지는 할 수 있으나 먹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팀에서 간식으로 먹게 되거나 친구들과 먹게 될 경우, 심적 갈등을 한참 한다. 어떤 때는 의지가 승리하고 어떤 때는 진다.
작년에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해 한약을 9개월가량 먹으며 본의 아니게 식단관리를 했다. 금지 음식을 가능한 지키려고 했고, 피를 맑게 해 준다는 들기름을 매일 한 숟가락씩 먹었다. 몸을 따듯하게 해 준다는 생강차, 자색양파를 꾸준히 먹고 독소를 빼준다는 황탯국을 열심히 먹었다. 몸에 좋은 줄 알았던 양배추는 몸을 차게 해 준다고 하여 끊었다. 등 푸른 생선도 먹지 말라고 하여 안 먹었다. 모든 야채를 익혀 먹으라고 하여 샐러드를 자제했다. 한의사가 모든 영양제를 일단 끊으라고 하여 먹지 않았다. 양약도 끊으라고 했지만 고지혈증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더니 매일 먹지 말고 2~3일에 한 번씩 먹으라고 했다. 저녁 먹기 전 공복에. 양의사가 들으면 기겁할 얘기지만 한의사가 하라는 대로 했다.
작년 10월 건강검진을 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정상이었다. 약을 복용했지만 매일 먹지 않았는데 정상수치가 나와 신기했다. 내 몸에 좋지 않다는 음식을 먹지 않은 영향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달 말에 피검사 예약이 되어 있는데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