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5
선거일과 현충일 사이 휴가를 냈다. 샌드위치 데이 이틀간 할 일이 많았는데, 하려던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최소한 오늘은 하루 종일 글쓰기가 원래 계획이었으나 아침부터 늘어져서 오전 시간을 축냈다. 이대로 있다가는 하루를 허비할 것 같아 운동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저녁시간에 잡혀있던 필라테스 수업을 오후시간으로 변경가능한지 확인했다. 강사가 시간이 된다고 하여 세수만 하고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쓴 채 갔다. 운동을 하고 나자 몸이 좀 개운해졌다.
요전날, 필라테스 수업 전에 러닝머신을 30분 했다. 유산소 운동을 너무 하지 않은 것 같아 수업시간보다 일찍 가 빨리 걷기를 했다. 수업시간에 맞춰 러닝머신을 멈추고 필라테스 룸으로 가는데 살짝 어지러웠다. 문에 잠깐 기대어있자 강사가 괜찮냐고 물었다. 어지러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대체로 괜찮지만 정상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더니 일단 누워서 복식호흡을 하라고 했다.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있으려니 빙빙 돌던 머리가 제자리를 찾는 기분이었다. 강사는 이석증 같은 게 있냐고 물었다. 그런 정도로 어지럽지 않다고 했는데 지난 12월에 엄마 병간호하다 생전처음 겪었던 어지럼증의 정도를 알기에 심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운동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강사는 걱정이 되었는지 근막이완을 해줄 테니 몸을 이완시키며 쉬라고 했다. 그날 운동을 하지 못했지만 목과 어깨를 풀어주어 한결 몸이 가벼웠다.
필라테스 강사와 운동한 지 4년 차다. 내 몸 상태를 잘 알고 있고 어깨, 등, 엉덩이, 복부 등 신체 부위별 운동을 맞춤형으로 잘 가르쳐준다. 다치지 않게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안 좋던 곳이 운동하고 나면 많이 풀려 언제나 신기하다. 그래서 강사에게 늘 '나의 의사 선생님'이라고 한다. 강사는 집에서도 평소에 할 수 있는 여러 동작을 가르쳐주는데 정말 안 하게 된다. 기억하고 잠깐 할 때도 있지만, 내 의지로 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저 편하게 늘어지려고만 하니 나쁜 자세로 있게 된다.
사람이 점점 편한 걸 추구하게 되는데 운동도 그렇다. 강사가 하라는 대로 운동하면 몸의 변화가 오므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는 전문가에게 맡기면 편하다. 그래서 주변에 1:1 수업을 적극 권장하는 편이다. 물론 나와 맞는 강사를 잘 만나야 한다. 부디 '나의 의사 선생님'인 필라테스 강사는 관두지 말고 오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