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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2025. 6. 6

by 지홀

밤새 잠을 못 잤다. 새벽 5시 넘어 잠들어 7시쯤 깼다. 다시 잠들려고 책을 들었는데 소설이 재미있어 신나게 책장을 넘겼다. 레슨인케미스트리 2권을 읽는 중이다. 1권처럼 유머가 넘친다.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정신이 건강하고 강하다. 어떤 장애물이 생겨도 씩씩하게 이겨내는데 언론의 황색 저널리즘에 그만 무너질 뻔한다. 결말이 신데렐라처럼 재력가 시어머니를 만나게 되는 설정이 아쉽지만 소설의 해피엔딩이 독자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것이라면 이런 설정쯤 괜찮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들므로 소설에서라도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온갖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이 꽃길만 걷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니 든든한 뒷배가 생기는 일은 좋다.


소설 주인공이 재력가 부모를 만나듯, 로또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요행수를 바라게 된다. 삶이 각박할수록 요행을 바란다던데, 뜻밖의 행운을 기대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사기당하기 십상일 것 같다. 아무리 똑똑하게 굴어도 현혹하는 말에 흔들리고 엉뚱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 그러므로 한 발 물러나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닌지 고민하느라 잠을 못 잤다. 어리숙하게 굴어 이용당한 기분도 든다.


너무 내 일처럼 발을 담그면 앞뒤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제삼자적 시선을 잃지 말고 사안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말은 청산유수처럼 이렇게 하지만, 막상 결정은 이 모양이다. 누굴 탓하리.

피곤한 하루 (14: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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