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2025. 7. 21

by 지홀

3주 만에 출근한 사무실이 낯설면서 좋다.

일상의 걱정거리와 루틴 하게 해야 할 일을 다 접어두고 그저 먹고 자고 노는 일이 제일 즐거웠지만, 할 일이 있고 출근할 곳이 있다는 건 일상의 활력을 주므로 이 또한 좋다.


매번 휴가를 다녀오고 나면 느끼는 거지만, 휴식은 정말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약이다. 잠시 모든 걸 잊고 비우니 얼굴이 밝아지고 여기저기 괜스레 아팠던 몸도 나아진다.

오늘은 하늘마저 푸르고 예쁘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북적대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얘기를 나누는 일련의 행위들이,

아무 의미 없던 일에서 감사한 일로 바뀐다.


이렇게 여유로워진 마음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으나, 지금 이 시간을 즐긴다.


"행복한 철학자"의 부부가 이렇게 말한다.

아내는 세상을 상대로 맘껏 사기치고 잘 살았다고.

남편은 아내가 하던 상담일은 그나마 모르던 걸 알게 되지만, 자신이 가르쳤던 철학은 그나마 알던 것도 모르게 했으므로 자신이 더 큰 사기꾼이라고 농담한다. 두 사람은 결국 같이 살면서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모르는 것도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인생이 결국 그렇지 않을까?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모르는 것도 없게 되는 것.


휴식을 취하며 모든 걸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만물에 감사하는 마음을 깨달은 것 같지만,

다시 스트레스받고 예민해지고 자신과 타인에게 불친절해지듯,

인생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모르지 않는.

기온은 높았으나 비교적 습하지 않아 걸을만 했다. 드물게 보는 쾌청한 날이다.(12:5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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