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눗셈 2

11

by 성게알

혼자 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혼자 먹는 밥, 혼자 하는 쇼핑, 혼자 보는 영화, 혼자 걷는 산책. 행복을 나누면 반이 되고, 슬픔을 나누면 두 명이 힘들어지는 거라 생각했다.


서서히 가족들을 다시 믿어보고 싶었을 때. 함께이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마음껏 같이 웃고 같이 하니 행복이 두 배라는 걸 알았다. 밥도 같이 먹는 밥이 맛있고, 혼자 보는 영화보다 둘이 보는 영화에 더 크게 웃었다.


지금은 혼자 하는 것들도 온전히 좋아하지만 그때엔 결핍을 외면할 수 있는 것들만 믿었다. 하지만 여전히 홀로 서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과거처럼 연인과, 친구와 가족만 바라보다 날 맞추고, 마냥 기다리고, 참다가 맥없이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그건 스스로를 보지 않고 남들만 지켜보고 있던 결과였다.


그래서 아직도 나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왜 이 가치관을 가지게 됐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성격이 궁금하고, 탐구하고 싶다. 꼿꼿해져야 다른 사람에게도 적당한 관심과 사랑을 줄 것 같아서.


여전히 상처받기 무서워서 피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젠 혼자여서 다행이라는 마음도 겪었다. 다른 사람만 보지 않고 내게로 시선을 향한 채 아주 오래 바라보고, 감상했기에 열 배 성장하게 된 거라는 확신이 있다. 사랑을 나눠 내게도 쏟는 방법도 안다. 이 정도면 전보다 더 좋은 사랑의 방식을 갖게 됐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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