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짝사랑. 가족을 향한 내 마음이 그랬다.
보통 자식들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짝사랑이라고 말들 한다. 그러나 우리 집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내겐 어쩐지 받아도 받아도 그 사랑이 미흡했다. 나 빼고는 모두 소중한 것들이 여러 개인 것 같았다. 내 사랑은 나눗셈이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옛날부터 다른 형제들은 차치해 두고 엄마는 나 한 사람에게만 말했다. '연애를 해라.' 나에게도 다른 소중한 사람이 생기길, 그래서 가족들에게만 바라보는 갈증이 조금 해소되길 바랐겠지. 근데 나는 그 말이 참 서운했다.
알면서.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란 걸 아니까 하는 소리라는 게 가슴을 후벼 팠다.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고, 기대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 사람이 사라졌을 때 남는 나약함이 무섭기 때문이다. 부탁을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괜찮다, 필요 없다 거절을 해왔다.
어디서 그런 생각들을 갖게 됐을까 여러 번 생각해 봤지만 명확한 원인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대강 짐작해 보건대 오랜 결혼 생활에도 엄마 것 하나 없는 채로 헤어지게 된 이혼을 봤기 때문이겠고, 우울증을 겪을 때에 세상엔 결국 혼자라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겠고, 사랑한 것들은 다 나를 아프게 했기 때문이겠다. 이 모든 일들이 모여 홀로 서는 것에 이토록 집착하는 내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