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너희가 이 글을 읽게 될 때

너희에게 남기고 싶었던, 아빠의 시간 이야기

by 웅이아부지


서영아, 서준아.


이 글이 너희 손에 닿을 때쯤,

아마 너희는 지금보다 훨씬 자라 있을 거야.

지금은 아직 나를 따라 잠들고,

내 품에서 웃고, 내 어깨 위에 기대어 있겠지만,

언젠가는 나보다 너희 삶을 더 멀리 내다보는 존재가 되겠지.


이 글들을 쓰던 아빠는,

너희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어.

돈일까? 집일까? 아니면 지식이나 경험?

그런데 자꾸 떠오른 건, 시간이었단다.


아빠는 믿어.

진짜 좋은 유산은 ‘시간을 대하는 태도’라고.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될 거야.

그 선택들을 결정짓는 건 결국,

너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리고 그 삶에 어떤 시간을 줄 수 있는지야.




실수해도 괜찮아.

그건 네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살아냈다는 증거일 테니까.

비교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너만의 속도란다.

남보다 빠르지 않아도 돼.

자신의 시간을 자신답게 살아내는 게, 진짜 멋진 거야.


세상은 바쁘고,

사람들은 늘 뭔가에 쫓겨 살아.

하지만 그럴수록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해.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는 거야.

“지금 이 선택은, 내가 정말 원하는 방향일까?”


이 글들을 통해 아빠는

너희에게 시간을 아껴 쓰라고 하지 않았어.

오히려 기꺼이 써도 된다고 했지.

대신, 진심이 머무는 곳에 쓰라고.

너희가 사랑하는 것에,

너희의 존재가 깃든 시간으로.




시간이란,

사랑이 머무는 방식이기도 하단다.

무언가를 바라보는 마음의 방향이기도 하지.

때론 설레는 감정에,

때론 조용한 응시에,

그리고 가만히 너희를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에도

그 시간이 깃들어 있었단다.


지금의 아빠는,

너희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가장 충만한 삶을 살고 있어.

그 시간이 있었기에, 이 글도 남길 수 있었어.


그리고 언젠가 너희가 이 글을 읽고,

스스로의 삶을 다정하게 마주하길 바란다.

질문하며 살아가기를,

가끔은 슬픔도 기쁨도 흘러 보내기를.

그리고 언젠가 너희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이런 편지를 남겨주기를.




PS.

너희는 어떤 시간을 남기고 싶니?

그 시간을 향해 살아가는 너희를,

아빠는 지금 이 자리에서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 거야.


어떤 미래가 오든,

사랑한다.


아빠가.

(2025년 여름, 너희와 걷던 어느 아침의 시간 위에서)


이전 09화세상은 언어의 집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