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을 광내느라 풍경을 놓치지 않기를

과시가 아닌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by 웅이아부지


지구라는 별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하나의 옷을 입고 다닌다.
이름하여, '우주복'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좋은 몸, 좋은 가구..
많은 이들이 그 '우주복'들을 조금 더 반짝이게 뽐내려 애쓴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아름답고 싶은 존재이니까.

하지만,
그 우주복에 광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면,
정작 이 별 위의 풍경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거울 앞에서 삶을 닦느라
햇살 한 줌, 대화 한 조각, 소중한 이의 웃음 같은
'존재의 반짝임'은 흘려보내기 쉽다.

몸은 잠시 머무는 텐트 같은 것인데,
그 천막에 금칠한다고 여행이 깊어지는 건 아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반짝이려 했는가.
뭘 자랑하고, 뭘 부러워하며 살아왔는가.
이제는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내가 가진 것으로
누구의 하루에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
'내가 떠난 뒤,
어떤 마음들이 나를 기억할까.'

비싼 물건보다 따뜻한 대화,
화려한 순간보다 다정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
나 혼자 잘사는 삶보다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이 웃는 삶이, 더 근사하니까.

우리는 누구보다 멋진 우주복을 입는 대신,
누구보다 따뜻한 우주로 기억되고 싶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야 할지를 더 자주 생각한다.

서영이에게 남길 화려한 옷보다,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안아줄 수 있는 다정한 언어를

서준이에게 줄 크고 멋진 장난감보다,
아빠의 무릎 위에서 마음껏 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남기고 싶다.

돈도 중요하고, 집도 필요하고, 옷도 필요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우선하는 건
마음을 남기는 삶,
감정을 나누는 아빠로 기억되는 일 아닐까.

언젠가 아이들이
"우리 아빠는 멋진 차보단, 늘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었어."
"아빠랑 마주 앉은 그 평범한 밥상이 참 좋았어."
그렇게 말해준다면,
그게 내 삶의 진짜 성공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도
광나는 우주복 대신,
아이들 마음 안에 천천히 묻히는
따뜻한 발자국 하나 남기려 한다.

결국, 남는 건 함께 웃었던 기억,
그리고 그때의 온기.

그게 아닐까 싶다.


구름이 아주 이쁜 어느 소풍같은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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