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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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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아빠 Oct 27. 2023

14. 뒤집기 한판의 사투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14 (23.06.27)

휴직 D+27일

오늘의 아침 밥상 '에그 포테이토 팬케이크'

다시, 감자!

코스트코에서 사 온 한 박스의 감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다시 감자 메뉴다. 감자만큼 고마운 식재료가 있을까? 어느 정도 맛을 보장해 주는, 그리고 따님이 좋아하는 식재료다. 즉 실패의 확률이 매우 작은 식재료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집중할 것은 맛있으면서 예쁘게 만드는 것이다.

어제 유튜브에서 검색하여 찾아낸 레시피를 여러 번 숙지하고 새벽 6시에 기상해서 감자를 다듬과 잘라 아침 준비를 시작한다. 레시피에서 색을 살리기 위해서 활용한 파프리카 파우더가 없기 때문에, 딸이 좋아하는 스팸을 토핑 하기로 하고 먼저 스팸을 구워 한쪽에 놓았다. 그리고 팬에 기름을 두른 뒤 감자를 예쁘게 돌려 올린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감자에서 맛있는 냄새가 올라온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이제 가장 고 난이도의 작업이 남았다.

팬 위에 접시를 엎어 한번에 뒤집은 다음, 회오리 모양 그대로 팬에 투입하여 반대면을 굽는 것이다.

어쩌면 계란물을 뒤집기 단계 전에 부었다면 감자들이 서로 붙어 모양이 고정되어 뒤집는 것에는 좋았겠지만, 유튜브 영상에서도 계란물은 마지막에 붓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회오리 모양으로 예쁘게 구워진 노릇한 모습을 계란물이 가리지 않고 예쁜 감자 모양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리라. 오늘의 미션은 예쁘게 맛있게 굽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마음을 가다듬고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으로 단번에 확! 뒤집는다.

'오호! 성공이다' 예쁜 회오리 모양 그대로 접시 위에 올라앉은 감자들을 보면서 나름의 희열(?)을 느끼는 순간, 이것 보다 더 어려운 작업이 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접시 위에 살포시 앉은 회오리 모양의 감자들을, 그 모양 그대로 다시 팬 위에 올리는 것이다. 또 한 번 가슴이 떨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유튜브 레시피 영상을 시전 하신 전문가도 이 과정은 한 번에 되지 않았던 부분 아닌가? 쉽지 않은 작업이란 생각에 긴장감은 더해진다.

하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접시 위의 감자들을 팬으로 밀어 넣는다. 역시 예상대로 모양은 다 흩어진다. 그래도 조물 조물 수습하면 된다. 유튜브 영상의 전문가 주인장께서도 그렇게 하시는 것을 이미 봤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다시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계란물을 살살 붓고 스팸을 올렸다.

이 난리법석을 거쳐서 밥상에 올려지는 모양은 진짜 예쁘다. 따님은 맛있게 드시고 A+등급을 수여하신다. 아침 한 시간의 사투(?)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안심과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렇게 감자와의 뒤집기 한판승을 거두고 하루가 시작된다.

14번째 아침 밥상 : 에그 포테이토 팬케이크 (난이도 中)

소요시간 : 30~45분 정도 (감자 썰고 준비하는 시간까지 포함. 개인적 스킬에 따라 차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