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17 (23.06.30)
휴직 D+30일
오늘의 아침 밥상 '치즈 살라미 베이글'
6월 말일이다. 휴직을 하고 딱 한 달이 흘렀다는 의미다.
매년 6월 말일이면 상반기 결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올해는 딸의 아침 밥상을 차리고 있다. 어색하기도 하고, 한편 허전 하기도 하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게 바로 휴직의 즐거움일까?
오늘은 따님의 최애 메뉴 중 하나인 치즈 살라미 베이글이 재등판한다.
왜냐하면 오늘도 기말고사가 한창이기 때문에 최애 메뉴로 밥상 응원을 계속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지만, 코스트코에서 사 온 베이글이 냉동실에 가득하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결심의 이유다. 사실 냉동시켰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심적으로 빨리 소비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적인 느낌이 들어서라고나 할까?
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으니, 따님은 보통 동일 메뉴는 최소한 1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드시는 편이라(이 무슨 상전이신가?) 혹시나 까칠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래 시험기간이니 아빠가 굽히고 들어간다...' -.-;;;
그렇다면 그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전날 밤에 물어보면 된다.
"내일 베이글 만들 거야. 괜찮아?"
따님의 쿨하신 대답이 돌아온다.
"응, 좋아"
승인을 득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 기상과 함께 베이글을 만든다. 세상 편한 메뉴다. 조리할 것도 없이 베이글만 구워서 재료 넣고 뚝딱 만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은혜로운 메뉴인가? 오늘은 아주 정확하게 따님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든다. 베이글 양쪽에 플레인 크림치즈만 듬뿍 바른 뒤 아래에 베이글 반쪽 놓고, 살라미 2장, 그 위에 고다치즈 1장, 맨 위에 베이글 반쪽 덮어서 반으로 컷팅. 샐러드는 미니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만들어서 밥상으로 고고!
따님의 최애 메뉴로 따님께 승인까지 득하고 만드니 평가 역시 나쁠 리 없다. 당연하다는 듯 A+ 획득! 이것이 바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이런 것 아니겠는가? (아, 이 진부한 표현의 나열들... 뭔가 좋은 표현 없나?... -.-;;)
따님 홧팅! 오늘도 시험 잘 보고 오세요!
17번째 아침 밥상 '치즈 살라미 베이글' (난이도 下)
소요시간 : 10분
[재료]
베이글, 살라미, 슬라이스 치즈 (고다 또는 체다), 크림치즈
[레시피]
베이글은 가운데를 커팅하여 굽는다 (발뮤다 토스터는 토스터 모드로 3~5분)
구워진 베이글 안쪽에 플레인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다
베이글 위에 살라미 2장, 슬라이스 치즈 1장을 올리고 나머지 반쪽을 덮는다
대나무 꽂이로 베이글을 고정하고 반으로 커팅하여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