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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아빠 Oct 31. 2023

23. 변주의 매력,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23 (23.07.07)

휴직 D+37일

오늘의 아침 밥상 '베이컨 떡 꼬치'

아침 밥상을 준비해 보니 사실 밥을 준비하는 행위보다 더 힘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밥상 메뉴 아이디어다. 아내가 휴일이면 뭘 먹으면 좋을지 내게 계속 물어보던 이유가 바로 이런 마음이라서였다는 걸 휴직 후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알게 되었다.


사실 하루 세끼 먹는 것이 인간의 삶에서 아주 자주, 주기적으로, 또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행위다 보니 매번 같은 것을 먹는다는 것은 웬만큼 먹성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직장인들도 하루의 가장 큰 결정사항이 '여러 번 먹은 고만 고만한 메뉴들 중에서 뭘 골라 점심을 먹어야 하나?' 아니던가?


아침 밥상 준비를 한 달 넘게 하다 보니 신메뉴 개발이 절실하다.(고작 한 달 해 놓고 말이다.)

비슷한 식재료로 또 비슷한 아침 밥상을 차려내야 한다는 현실이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걸 열 달을 한다고 SNS에 올렸으니, 참 나도 무모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방송 PD로 근무하던 시절에도 그랬다. 가장 힘든 것은 매번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사내 방송이라는 것이 결국 회사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데 회사의 일이라는 게 같은 루틴의 반복 아니던가? 그런 단순한 회사의 모습을 매번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활용해서 꾸며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촬영이나 편집의 기술적인 어려움은 경력이 쌓이면 해결이 되지만 아무리 경력이 많이 쌓인 PD에게도 매번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아이디어 싸움인 기획이었다.


그때 항상 머릿속에 새겨두었던 말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었다.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기존 방송을 보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디자인 책을 읽기도 하고, 그렇게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공부해서 그 안에서 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그래서 오늘 메뉴는 첫 번째 아침 밥상의 변주다. 첫 번째 아침 밥상 '베이컨 떡말이'를 '베이컨 떡 꼬치'로 변형해서 만들었다. 어차피 기본 레시피는 같지만 비주얼은 완전히 다르다. 꼬치를 활용해 꽂고 마지막에 치즈를 살포시 얹어서 녹이니 뭔가 더 그럴듯하다. 만들기 쉬운 건 같은데 더 예뻐졌으니 따님의 취향에 더 근접하리라 생각해 본다


예상대로 따님은 플레이팅에 '와~' 감탄사. 그리고 맛 평가는 A+, 엄지 척이다.

따님이라고 이게 동일 메뉴의 변주라는 것을 모르기야 하겠나? 같은 것이라도 새롭게 보이게 만들면 새로운 것이 되는 것이고, 또 그 느낌과 맛도 달라지는 것이리라. 역시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23번째 아침 밥상  '베이컨 떡 꼬치' (난이도下)

소요시간 : 20분

[재료] 

가래떡 1~2줄 또는 떡볶이떡 8~10개, 베이컨 3~4줄,  


[레시피]

가래떡은 먹기 좋은 크기 (베이컨 보다 약간 큰 크기 정도)로 자른다

베이컨은 떡 크기에 따라 2~3등분 하고 떡을 말아준다

에어프라이어에 180도로 10~15분 정고 구워준다 (바삭함의 취향에 따라 시간 조절)

떡을 꼬치에 끼우고 고다치즈 또는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잘라 위에 얹는다 (자연스럽게 녹음)

파슬리를 뿌려 장식한다


[Tips!]

베이컨을 단단하게 잘 말아서 에어프라이어로 먼저 굽고 꼬치에 끼우는 방법도 가능하고

처음부터 꼬치에 끼워서 에어프라이어로 굽는 것도 가능

꼬치가 타지 않는 것을 원하면 떡과 베이컨만 먼저 굽는 것을 추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고 싶으면 꼬치에 끼워서 굽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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