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여성분들도 군대를 예전보다 많이들 가십니다. 그리고 군생활을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보고 들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남성분들이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대부분 군생활을 합니다.
당연히 회사생활이 군생활보다 훠~~~~ 얼씬 힘듭니다. 비교조차 할 수 없어요. 물론,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저는 그렇더라구요.
원하지 않는 엮임
군대나 회사나 똑같습니다. 심지어 군대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2년여 가량을 같이 생활해야 합니다. 그래도 제대라는 마침표가 정확히 존재하기에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회사는 어떤가요? 퇴사하지 않는 이상 그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이직한다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확신도 서지 않습니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이라고 하죠?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그 누군가에게는 또라이가 될 수도 있고요.
저는 한 때 바로 윗 상사와 트러블이 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발행한 아래 글을 보시면 자세한 정황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은 상사와의 충돌이 될 수도 있고, 고객과의 충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너무 보기 싫고 대화도 섞기 싫고 한 공간에 있기조차 싫은데 무조건 봐야 하고, 볼 수밖에 없고 업무적이라도 대화를 섞어야 하는 그런 관계.
이것이 너무 힘들죠. 보통은 자리 배치를 할 때 팀 단위로 앉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구요. 저 일을 겪을 당시 팀 이동이 아닌 물리적인 자리이동을 요청해 보았지만 여의치 않았어요.
어떻게든 엮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물리적으로 떨어져서 눈에서 보이지라도 않으면 살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퇴사하고 제일 좋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내가 보기 싫은 사람이 있거나 공간이 있다면 철저하게 , 백 프로 그것들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하하하.
(물론, 그것들을 피함으로 인해 얻어지는 단점들은 몇 십 가지가 넘습니다. 퇴사는 잘 선택하셔야 해요.)
아무튼 내가 원하지 않는 엮임을 당하고 있노라면 그 인생은 눈뜨고부터 잠에 들 때까지, 아니죠 잠에 들어서도 기분 나쁜 꿈까지 꾼다면 정말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고통 속에 살게 됩니다.
저는 이런 적도 있어요. 비트코인이 한창 유행하던 2020년. 나를 괴롭히던 저 사람이 샀던 동일한 코인을 샀습니다. 저 사람이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보기 싫었어서 '그래 너가 잘되면 나도 잘된다. 너만 좋은 일이 생겨서 깝쑥대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 정도로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녀석들로만 최대한 그 사람이 샀던 평단에 맞춰 매수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건 떨어지건 모두 기분 좋게 바라봤어요. 떨어져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떨어지네. 그 사람 기분 참 뭣 같겠군. 더 떨어져라~ 그 사람 기분이 더 안 좋았으면.'
라는 조금은 변태스러운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운동을 하고, 저 사람을 이해해보려 해도 날을 세우고 날 대한다면 그 감정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습니다. 각종 매체에 나오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따위는 그저 유니콘마냥 실존하지 않는 신화 속 이야기처럼 들려와요.
작년 말 퇴사를 하고 위와 같은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물론 다른 스트레스는 있습니다.ㅋ) 저 시절 나의 행동과 말에 대한 자기 성찰 비스무리한 걸 하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도 있었고, 저 사람은 이렇게 하니 말이 잘 통하고 좋았었네 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다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할 거 같은데 따위의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전 똑같이 했을 겁니다. 날 싫어하는데 굳이 내가 매달려가며 그 사람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저 시절처럼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조금 더 철저하게 무시하며 내 정신건강을 잘 지킬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어딜 가나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존재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있을 것이며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어딜 가나 있을 겁니다. 다만, 이런 케이스가 발생하면 그것을 얼마나 무던하게 넘기느냐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저 XX, X 됐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을 하면 그로 인해 내 삶도 피폐해집니다. 이건 확실해요. 저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들기 위해 나도 그만큼의 기분 나쁨을 감당해야 하거든요. 괜히 그럴 필요 있습니까. 그저 무시하면 되거든요.
무시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것은 압니다. 어렵죠. 하지만 해내어야 합니다. 하하하하하.
너는 너, 나는 나.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요즘은 회사를 다니며 부자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저 나의 월급으로 나와 가족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감사할 뿐인 거죠. 회사에 매몰되어 중요하고 감사한 순간, 그리고 나의 행복을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