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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빈 Dec 28. 2023

퇴사 고민 중이라면(40대 직장인, 50대 직장인)

고민만 하다가 아까운 시간만 날려먹습니다.

퇴사 고민 중이신가요? 40대 직장인이신가요? 50대 직장인이신가요?

40초 중반의 나이. 적지 않은 연봉을 받던 제가 갑작스레 퇴사를 했습니다.

https://brunch.co.kr/@woonubin/7

글 내용처럼 퇴사를 하게 된 것이었죠. 후회는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도 사실 퇴사를 기점으로 시작되었거든요. 뭐가 되었든 기존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제 삶의 방향을 틀었다는 데에 나름 의의를 두기로 했습니다.


퇴사 고민, 늦었다 생각할 땐 이미 늦었다.

30대 후반부터 찾아온 인생의 후반기에 대한 고민은 결국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결론을 맺었습니다. 39살이라는 나이가 그때 당시엔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래도 30대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죠. 책임져야 할 가정도 있고, 딱히 회사를 나와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더욱 그러할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를 걱정하며, 회사에서 이러고 있는 게 맞는 건지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수많은 분들이 하고 계실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지금까지 이어온 일직선 같은 인생의 방향을 요리 틀고 조리 틀어서 사무실에 앉아있는 선배들의 모습처럼 되기 싫은 분도 계실 겁니다. 그렇게 고민만 열심히 하고 계신 분이 분명 계실 겁니다.


박명수 님이 한 유명한 말이 있죠.

"늦었다고 생각할 땐 이미 늦었다."


일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죠.


퇴사 고민,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자영업자.

자, 주변을 둘러봅시다. 퇴직금과 각종 개인연금 그리고 펀드, 주식 등을 통해 노후를 탄탄히 준비하고 계신 분들 분명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극소수이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우리 직장인은, 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액수의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대출 원리금, 보험료, 통신비, 식비, 오르는 물가 등등등..

월급은 한정적인데 들어가는 돈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이렇게 노후준비는 긴 기간 동안 갚아나가는 집 한 채로 대신하려는 분들이 대다수 일 겁니다. 그마저도 어려울 수도 있고요. 저도 비슷합니다. 매달 들어가는 고정지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회사를 다닐 때는 생각지 않게 썼던 돈들이 막상 퇴사를 하니 아쉽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 먹던 커피 한잔이 아깝다는 생각도 합니다. 외식을 자주 했었기에 그런 돈도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합니다.


퇴사를 하고 나니, 직장인일 땐 보이지 않던 수없이 많은 가게들의 사장님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저분은 어떤 사연이 있어서 이렇게 장사를 하실까. 중년의 저분은 예전엔 직장인이셨겠지?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저분은 애초에 개인사업으로 시작하신 분인가?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예전과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는 걸 스스로도 느낍니다.

그리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나도 어떤 형태이건 개인사업(자영업)의 형태로 가겠구나."



퇴사 고민, 40대에 퇴사하고 시작할래, 50대에 퇴사하고 시작할래.

30대 때는 나이를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다 늙은 애늙이마냥 이 나이에 무슨, 이라는 생각도 자주 했었습니다. 20대 후반 아이들이 부러웠어요.


근데 반대로 20대 후반을 생각해 보니, 이제 곧 서른이네 30대가 되면 진짜 아저씨네라는 생각을 했고요.

40대가 되니, 20대는 너무 젊은 나이이고, 30대역시 너무나 젊은 나이로 보입니다.


그런 와중, 한편으로는 지금 이 나이가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0대의 내가 되었을 때, 지금의 내 나이가 그리울 거 같다는 생각말이죠.


어찌어찌 10년을 직장에서 버텨 50대 초중반이 되면, 내 삶이 더 나아질까? 그 나이가 되어 인생에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을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한 살이라도 젊은 지금 막연하지만 도전해 보는 게 낫지 않을까?"
"50대가 된 나와 40대의 내가 경쟁한다면, 지금의 내가 압도적 우위 아닐까?"


내 경력은 어디 가지 않으니. 그게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서 해보다 안되면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쓸만하게 돌아가는 머리. 50대에 비한다면 좋은 체력. 회사에서 버틸 10년을 다른 곳에 쏟는다면.


- 10년 뒤 불안한 삶을 사는 50대 초중반의 나

- 10년을 고생하며 이후의 안정감을 찾은 나


물론, 2가지의 선택지가 모두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전문대를 나와 소기업 계약직부터 시작해서 외국계대기업까지 갔던 나를 믿어보기로.



퇴사 성공기 몇 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던 지인의 사례들을 되새기며 곱씹어 보았어요.


1. 전교 1등을 하던, 삼성전자에 다니던 지인의 퇴사기

공부를 잘하던 친구였어요. 전교 1등을 유지하며 좋은 대학을 나와, 청년실업자가 100만이 넘는다는 2008년 그 시기에, 호기롭게 삼성전자에 입사한 녀석이죠.


이후 5년 만에 퇴사합니다. 친구들에게 미친놈 소리를 들으며 말이죠.


"그 좋은 머리로 잘 생각해 봐 인마."


대충 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배부른 자의 미친 소리라고 치부했어요. 당시 저는 전 직원 10명이 안 되는 소기업의 계약직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뛰쳐나와 외식업을 시작했습니다.

3년간 연락이 되질 않았고, 이후 본인이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이 서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연락이 와서 술잔도 기울이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32살의 나이로 본인이 하고 싶었다던 외식업으로 뛰어들었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얘기네요.

30중반부터 코로나 직전까지 받던 월급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며 지냈고, 코로나로 조금 힘들었지만 잘 견뎌내어 현재는 다시 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친구의 창업이 설사 망한다 하더라도, 10년이 넘는 경험을 통해 본인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친구를 보며, 부러움과 시기심까지 느꼈습니다.


2. 삼성반도체를 다니던 지인의 퇴사기

희한하게 사례들이 모두 삼성이군요. 이 친구는 고졸입니다. 고졸 특례(?) 같은 걸로 삼성반도체에 입사를 해서 열심히 다니던 친구였죠.


3년 만에 퇴사합니다. 절 만나기 전에 퇴사를 한지라 퇴사 당시는 잘 모릅니다.


"이걸로는 인생의 답이 없을 거 같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퇴사를 했고, 돈이 많이 없던지라 회사의 지분을 높여 편의점을 시작했습니다. 내부사정은 잘 모르지만, 약 10년에 걸쳐 편의점을 3개까지 확장했고, 지금은 또 다른 아이템으로 새롭게 가게를 오픈했습니다.


이 친구도 마찬가지로 말합니다. 지난 10여 년의 경험이 앞으로 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이죠.


두 친구 모두, 건실한 회사르 다니던 녀석들입니다. 그 안에서 나름의 답을 찾고자 생각을 실행에 옮긴 케이스였죠. 저와 다른 점이라면, 무엇을 할지 정해놓고 퇴사를 했다는 게 크겠네요.



40대 직장인의 퇴사,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한결같이, 하나의 길만을 달리던 제가,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잘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방향이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생각의 스펙트럼이 직장인일 때보다는 커졌다는 사실이요.

"오로지 회사업무에 시달리며, 야근과 철야, 주말출근, 명절출근을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했던 지난날의 저와 어떻게든 내 삶의 방향을 좋은 쪽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지금의 저는 확실히, 분명히 다릅니다."


작은 일렁임이 큰 파도를 만들듯,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토네이도를 일으키듯.

지금 저의 작은 움직임과 생각들이 후에 큰 결과로 다가오게 될 시발점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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