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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공존

by 버팀목

세계, 국가, 사회, 가정, 개인들은 평생 경쟁사회 속에 산다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을 보면 경쟁보다 공존의 요소가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경쟁은 일시적인 결과에서 차이를 보일 뿐이며 삶의 전체 과정에서 우리는 협력과 공존 속에서 살아갑니다.


밥은 짓고, 청소를 하고, 버스를 타고, 물건을 사고, 병원을 가고, 대학을 진학하고,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고 죽는 그 순간까지 심지어 죽어서도 인간은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무수히 많은 개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타인들이 없으면 존재의 의미도 없습니다.


경쟁의 결과는 오로지 한 사람이 누리는 행복이지만 공존의 과정은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입니다.


경쟁이 없으면 인간의 발전이 없다고 반박할 수 있을 겁니다. 기록을 경신할 수도 없다고 반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인간이 발전해야 하고 기록을 경신해야 하나요?


설사, 인간이 발전하고 기록이 경신된다고 하여도 그 역시 소수자만 독점하는 열매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발전과 기록의 경신에도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음악 차트에서 1위를 한 가수, 스포츠 스타, 올림픽 금메달 리시트 등 그들의 삶 전체에는 다른 사람의 협력이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경쟁에서 가장 포악한 것은 전쟁이죠? 전쟁을 일으키는 자는 다수의 국민이 아니라 한 명의 통치자일 뿐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1등을 하라고 강요하는 부모를 사실 이해하지 못합니다. 1등을 하게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1등을 해서 서울대를 갔다고 칩시다. 그다음은 어떤 경쟁이 있을까요? 다시 취업의 문에 들어서야 하고 취업을 하면 승진의 문에 들어서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삶이 진정한 1등일까요?


서울대가 있으면 일본에는 동경대가 있고 중국에는 북경대가 있으며 캐나다에는 맥길대가 있고 미국에는 하버드대를 비롯하여 무수히 많은 대학들이 있습니다. 이 중 누가 1등인가요? 등산을 해서 산 봉우리에 올라가면 보이는 것은 수많은 다른 봉우리들입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존재에게 공존이 아니라 경쟁만을 가르치는 것은 인생 전체를 불행하게 살 것을 강요하는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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