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뻔뻔함을 종일 접하게 되는 요즘, 드는 생각
우리의 헌법 제1조가 선언한 것처럼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맞는지, 제11조가 규정한 것과 같이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마약을 복용했다는 술집 마담의 제보 하나로 수사가 시작되고 그 수사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하며, 하나의 의혹으로 한 사람을 표적 수사하고 나올 게 없을 때는 그 가족까지 탈탈 털어 내어 결국 온 가족을 파멸로 몰고 가기도 하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편에는 159명을 죽이고도 수사도 제대로 받지 않고 떳떳하게 고개 들고 살고 있는 일이 생기고, 나라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내란의 범죄에 대한 차고 넘치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보호받고 있는 장면도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모순되는 두 장면을 보고 있으면 분명 대한민국의 권력은 헌법에서 정한 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국민은 그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우리의 수준을 자책하며 살아야 할 일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국민을 기망하는 방법이 고도로 치밀해지고 이를 감싸고도는 권력의 힘이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국민이 속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권력이 거대해지는 이유는 그 권력에 기생하는 무지한 추종자들 때문일 것입니다.
김두식 님의 헌법의 풍경이라는 책에는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합니다.
“괴물들은 존재하지만 그들의 숫자는 너무 적어서 큰 위협이 되지 못하며, 정말로 위험한 존재는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은 채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고 행동하는 관료들입니다.”
범법자를 비호하면서 범법자에게 기생하는 권력들이 이토록 무자비하고 떳떳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정치는 히틀러의 정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