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긴다.
한 달 동안 과학도서관과 고시원 사이를 전전했었는데 오늘 연구실을 받았다.
'로봇융합관 스마트시큐리티 연구실'
개간지다.
난 무늬만 공학박사지만 진짜 공학도들을 매일 볼 수 있다.
무늬만 공학박사지만 스마트시큐리티 연구실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다들 간지 터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ㅋㅋ
온갖 장비가 나뒹구는 복도, 슬리퍼를 신고 담배를 피우면서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들을 구사하는 연구원들, 한 손에는 각자 커피를 들고 노교수와 자유롭게 농담을 하면서 걸어오는 무리들, 나무 아래 그늘들, 셔츠 단추를 한 칸 더 풀고 농구를 하는 학생들, 그저 모든 것이 근사해 보인다.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라는 말이 맞나?
평생 철밥통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국민 세금으로 네 식구를 먹여 살리는데 급급했던 내가 이런 호사를 다 누리게 되다니!!
출근하고 싶을 때 출근하고
읽고 싶을 때 읽고
쓰고 싶을 때 쓰고
떠들고 싶을 때 떠들고
논쟁하고 싶을 때 맘껏 논쟁하고
무더운 여름 겹겹이 입고 있던 옷가지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호수로 몸을 던지는 것처럼 상쾌한 자유를 느낀다.
원장님이 영어 논문 쓰라는 잔소리만 안 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