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살인보다 인터넷 게시글이 더 위험한 나라

꼬리가 개를 흔드는 수사 中

by 버팀목

두 가지 사례를 살펴 보자.


첫 번째 사례

2012년 4월 1일에 발생한 수원 토막 살인사건을 기억하는가? 112로 전화를 하여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한 20대 젊은 여성은 다음 날 정오가 넘어서 280점으로 토막이 난 채 발견되었다. 피해여성은 성폭행을 당하면서, 살인자로부터 죽음을 당하면서, 죽은 이후에 280점으로 토막이 나면서 뭘 기대했을까?


두 번째 사례

2008년 7월 30대 남성은 인터넷에 글을 썼다. "하반기 물가가 오르니 생필품을 미리 사두어야 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대한민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가 위기에 놓여 있다."


여러분이 대통령, 경찰청장, 검찰총장이라고 상상해 보라. 첫 번째 사례에서는 무엇을 할 것이고 두 번째 사례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 첫 번째 사례에서 20대 젊은 여성은 무엇을 기대했으며 두 번째 사례에서 30대 남성은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인가?


20대 젊은 여성은 자기가 걸어온 길의 위치를 경찰에 알려준 상태다. 여러분이라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백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지 않았을까? 물론,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9명이 죽었을 때 수백명의 경찰이 대통령의 집을 개처럼 지키고 있었던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하겠지만 말이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 30대 남성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 당장 잡아 들여서 구속을 해야 할까? 여러분은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다고 보는가? 만약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민주공화국에서 살 자격이 없다.


요즘 뉴스를 보면 대통령실에서 나서서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하고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소인 등의 집과 사무실을 마구잡이로 압수수색하는 모습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뉴스를 계속 접하게 되면 우리는 당연하게도 "수사는 권력의 도구, 수사는 갈굼, 수사는 국민을 탄압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일상적인 폭력에 익숙해지듯이 수사기관은 원래 그래도 되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은 꼬리인 수사가 개를 흔들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잠식할 때부터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이러한 왜곡된 역사와 인식은 20대 여성을 280개의 조각으로 만들었고 30대 남성은 구속당하고 인생을 유린당하도록 방치했다.


경찰은 20대 여성을 찾으려 갔으나 가가호호 방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작 11명의 경찰이 동원되었다. 고작 11명!!!!, 당신이 대통령이고 당신의 자녀가 20대 여성의 처지에 놓였을 때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수백명의 기동대를 투입해서 가가호호 방문해서 확인하지 않겠는가?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당신이 경찰청장, 검찰총장이나 국회의원이나 장관이나 대통령 쯤 되어야 가능한 일이고 그저 인민의 일원인 경우에는 280개의 토막이 날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게다.


검찰은 30대 남성을 잡기 위해 수사단을 꾸렸다. 고작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그 이름도 거창한 '수사단'을 꾸렸다. 참 한심하지 않나? 그리고 그를 처벌하기 위해 온갖 법전을 뒤졌다. 1980년초에 만들어진 전기통신기본법을 용케도 찾아 이를 근거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판사는 또 그걸 승인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30대 남성을 구속한 전기통신기본법 해당 조항은 위헌으로 결론났다.


대한민국의 수사는 이런 것이다. 정권에 대항하는 자를 상대하기 위한 국가폭력의 수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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