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갈색눈동자 55년생 금이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펑퍼짐한 외모
분명 그녀는 타고난 미모는 아니지만
갈색 눈동자가 반짝 빛 날 때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특별히 외모에 신경 쓰는 편도 아니어서 평범한 중년 여인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고 호호 웃는 모습이 예뻤다
세월의 때가 묻지 않은 수줍은 모습 같았다,
"난 잘 몰라요, 이런데 처음이거든요, 시골서 온 지도 얼마 안 되었고. . "
느린 행동과 어눌한 말씨에 우린 모두 경계심을 풀었다
경매 부동산 강의를 들으러 온 우리는
옆에 앉은 초면의 그녀에게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보호본능 같은 어줍짢은 감정이었을 수도 있었다,
경매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 아래서 각박한 이권이 관련된 일이라는 선입견에
우리도 조금은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스럼없이 간식 꾸러미를 내미는 그녀에게
우리는 오래된 친구처럼 살가운 정을 볼 수 있었다,
맛있게 담근 열무김치를 손에 쥐여주기도 하고
손수건 같은 작은 선물들이 오가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깊어졌다,
시골의 경험들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이야기에 우리는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고
바쁜 시골 생활에서 손가락 끝으로 남편에게 일을 시키고
자신은 게으르게 생활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풀어 낼 때도
그녀의 영리함에 감탄하며 솔직한 그녀의 말에 손뼉 쳤었다,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반짝 빛날 때면 하나씩 그녀의 이야기들이 꺼내졌다,
처음엔 힘들던 농사짓는 일에서 시작되어
그녀가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될 때까지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얼마 안 가 솔직하고 순수하게 털어놓는 그녀의 말속에
계산이 들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교묘하게 우리는 만날 때마다 손익을 따지고 있었다.
서로에게 소원해지기도 했고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갈라지는 일들이 많아졌다.
가장 소박하고 솔직한 그녀가
어떻게 그리 계산적이었는지 나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느 자리에서든 강력한 자기편을 만들어 내던 인간미가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특별히 잘 못한 건 없잖아요?
아닌척하지만 손해 보고 사는 건 바보 아니에요?"
아름답게 보이던 반짝이는 갈색 눈동자가 교활하게 빛나는 순간이다.
그녀는 이권이 개입이 되면
한순간에 180도로 입장을 바꾸는 묘한 재주가 있다
살쾡이처럼 순식간에 상대방을 할퀴고 돌아선다
반짝이는 갈색 눈동자가
한순간에 교활한 눈빛으로 변하는 걸 지켜보는 건 그리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런 순간들을 즐기는 거 같았다.
천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표독하게 변하는 그 순간
그게 삶이고 본인이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낸 것 같다.
이권개입이 없어지면
그녀는 다시 순진무구한 얼굴, 아름다운 갈색 눈동자가 된다.
따뜻하게 주변을 물들이는 그녀의 천진함이 계산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그렇게 그녀의 두 얼굴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