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생 조태숙 8
태숙씨도 잠시나마 캠퍼스 cc로 명성을 떨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듯했다
병상의 남편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늘은 힘들더라도 남편 병상엘 꼭 들려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에 이런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박대리와는 친인척 처럼 친해 질 수 있었다
태숙씨의 첫 고객이 되었고
태숙씨는 직장 전화로 최단기 실적을 올린 전설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태숙씨는 전화기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전화기에 미래가 있다는 부장의 말이 실감되었다
다른 직원들의 태숙씨 따라하기가 이어졌지만 성공확률은 낮았다
태숙씨의 독특한 화술이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의 강약을 조절하고 말의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되 정확한 발음을 할것
첫 통화에 강한 이미지를 남길것
태숙씨는 나름대로 직장전화의 기본 수칙이 마련되기도 했다
첫 성공의 경험은 태숙씨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무엇보다 태숙씨가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질수 있었고
직장내에서도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주부 사원들은 대부분 연고 영업이 위주인데
직장인 개척 영업으로 성공한 케이스여서 특히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어머, 태숙씨 대단하다, 난 태숙씨가 해낼 줄 알았어
나도 직장인 전화번호부 써야겠다"
경아씨가 호들갑을 떨며 축하했지만 눈동자에는 부러움과 시기심이 기득 보였다
전화기를 잡는 손이 살짝 떨리는 것도 태숙씨는 놓치지 않았다
경아씨도 곧 첫계약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여섯명 되던 신입사원중 남은 것은 경아씨와 필구 씨 뿐이었다
한달 안에 대부분 사람들은 포기했고
태숙씨가 눈여겨 보던 사람들만 남은 것이다
경아씨야 사막에 던져 놓아도 살아 날것 같은 잡초처럼 보였지만
온실 속의 화초같은 필구씨는 의외로 꿋꿋이 버텨 주었다
남의 일에 관심 없는 태숙씨지만 필구씨에게는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어려운 과정을 같이 헤쳐나가는 동료의식이 생기고 있었다
살짝 부러움이 스쳐지나기는 했지만 필구씨는 평소의 온화한 모습을 찾고
태숙씨를 축하 했다
"축하해요,승승장구 할 조짐이 보이네요
낭중지추라잖아요"
필구씨도 태숙씨를 눈여겨 본 듯했다
둘 사이에는 남 모르게 동병 상린의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필구씨 말대로 태숙씨는 계속 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경제적인 여유도 찾아왔지만
무엇 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당당하던 옛날의 표정을 찾을 수 있었다
어느새 직장에서도 그녀는 옛날 별명 꼬마대장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하늘의 별같던 선배직원 세윤씨와 은혜씨와도 각별한 친분을 쌓았지만
은혜씨 와는 서로의 집을 드나들 만큼 각별해졌다
자신의 힘으로 장만한 작은 건물을 보여주며 월세 수입을 자랑하기도 했다
억지로 팔려고 하는 것보다 고객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사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어 일에서 손을 뗄수 없다며
오만한 표정을 지어보여도 그럴만하다는 수긍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