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생 조태숙
경제적인 안정이 되자 제일 먼저 태숙은 아이들을 찾았다
중학생이 된 사춘기 딸과 5학년 아들이다
태숙 씨를 닮아 영리한 딸은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재빨리 사태 파악을 하고 적응해 갔지만 아들은 좁은 집을 불편해했다
할머니집에 가고 싶다고 떼를 쓰는 일이 잦아 태숙 씨의 애를 태웠다
도경이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태숙 씨는 내게 하소연을 해 왔고
나는 거친 세파를 헤쳐나가는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할 만큼 가까워지기도 했다
영민한 태숙 씨는 빠른 승진을 거듭했다
입사 동기중 가장 먼저 부장직함을 받을 수 있었으며
지혜 씨와 경아 씨 등 우수 사원들이 있어 승승장구하는 부서를 만들 수도 있었다
필구 씨는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태숙 씨 부서 일에 적극 협조를 해주어
우수 부서원 충원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신입사원의 애환을 나누었던 동료들이다
태숙 씨는 주부사원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 줄줄 알았으며
고객의 심중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영민함,
직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추었다
태숙 씨를 눈여겨본 동종업계의 사장에 의해
태숙 씨는 업장 하나를 맡을 수 있는 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남편의 사업부진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나는 태숙 씨의 도움으로 영업계에 발을 디뎌 놓게 되었다
8개 부서를 책임진 그녀는 초보 직원인 내가 보기엔 작은 거인 같았다
담배를 피워 무는 모습까지 그럴듯하게 보일 정도로
나는 그녀의 매력에 빠져 들고 있었지만 영업의 일은 내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그녀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도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보고 그녀는 총무과에 자리를 마련했다
수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영업직의 특성상 인사업무가 중요했고
어느 정도 연륜과 사회적 경험이 있는 내게는 적합한 업무이기도 했다
가장 그녀의 측근에서 그녀를 지켜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초점 잃은 눈동자로 아이를 응시하던 초라한 학부형이
7~80명의 직원을 거느린 영업장의 대표가 된 것이다
지켜본 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애초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양 그녀의 모습은 잘 어울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80여 명의 주부사원들을 능숙하게 다루어 냈고
내사 오는 천차만별의 상담객들을 적절하게 대응해 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상품 설명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웬만한 사람들은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본부장 브리핑은 100% 계약으로 이루어진다는 소문도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