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 80

유정애 5

by 우선열

"비어 있는 상가라 그럴 거예요

한두 명 관리인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크니 관리가 쉽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노숙인들이나 불량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정애 씨의 가벼운 말에 주변 사람들이 쉽게 수긍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옆에 있던 다른 그룹의 남자가 끼어들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거 같아요'

내가 지나는 길에 잠깐 들렸는데 경고문도 있었어요

분양권에 대한 어떤 소문도 믿지 말라고 쓰여있던데요

시행사와 은행 측에서 전담 관리를 하고 있다고요"

실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의외로 플래카드를 본 사람이 많았고 저마다 입장 표명을 하며

불안감이 조성되었고 있었다

들불 번지듯 소문은 걷잡을 수 없었다

젊은 사장이 마이크를 잡고 절규하듯 외쳤다

전담은행과 협의 과정에서 1차 분양권 양도를 원칙으로 정하고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중이라서 은행권에서 잡음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최종 결정을 앞두고 예민한 시기이니

쓸데없는 소문나지 않게 상가 방문을 삼가 달라는 간곡한 당부도 있었다

몇몇이 최종 결정도 안된 상태에서 분양을 시작했느냐고 따지고 들었고

회사에서는 법무사에서 입금을 받고 있으니

분양대금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리는 없고

분양권을 놓치면 회사에 막대한 손해가 있어

분양권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종 승인만 남아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 것이고

그다음에는 분양권에 많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답을 했다

이미 많은 로비자금이 투입되어 회사 입장에서도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상품이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를 믿고 조금 더 투자해 보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불안하니 안전해질 때까지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람들로 있었다

북새통을 이루던 분양사무실이 더 시끄러워졌다

더 이상 목요집회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없었다

아파트는 별 무리 없이 분양이 진행되었고

늦게 분양받은 몇 개 팀의 마무리 정도만 남아 있었다

자연스레 목요집회는 해산되었고 나는 이따금 상가 분양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세부사항 협의에 진전이 늦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소문과 함께

환불 소동이 한차례 휩쓸었지만 상가를 선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회사는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데

정애 씨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듯했다


" 언니, 혹시 아파트 등기 서류 아직 안 들어간 사람 있어요?

완불되었으면 빨리 등기 받고 싶잖아요

우리 그룹 등기는 제가 좀 서둘러 볼게요"

상가 분양으로 동분서주하면서도 틈틈이 안부를 잊지 않아

우리는 마중물을 자처하는 그녀의 성품을 인정했다

"대출 안 받고 아파트 대금 다 치렀는데 등기가 늦네

정애 씨는 일괄 등기 들어가니까 대출받는 팀들과 같이 진행되는 거라

대출 숭인 떨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4 채는 등기 완료되었는데 늦게 청약한 3채 등기가 늦어져서 신경 쓰여

모처럼 정애 씨도 볼 겸 회사에 가보려고, 같이 갈까?"

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고 7채를 분양받은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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