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채소나 과일은 금세 무른다
냉장고에 애지중지 보관해도 사나흘 보관이 어렵다
상추 같은 잎채소들은 신선도가 생명이라 싱싱하게 먹으려면 수확 즉시는 아니더라도,
구입 즉시 먹어야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오이, 호박, 가지 같은 열매도 빨리 섭취할수록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름 내내 쟁여둘만한 재료들이 못된다
잘게 썰거나 살짝 삶아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비교적 오래 여름채소 보관이 가능하다
1인 가족이나 유능한 살림꾼이 쓸 수 있는 방법이다
나도 간혹 이런 보관 방법을 쓰긴 하는데 냉동실에 넣어 놓고 잃어버리기 일 쑤어다
추석이나 설 날, 남은 음식 보관하다가 이리저리 치여 한꺼번에 처리할 때
이따금 손질해 놓은 야채 꾸러미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언제 적 일인지 시기가 묘연하여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고 만다
들인 정성이 생각나 속이 쓰리다
여름 채소들은 보관이 힘든다.
양파나 감자, 고구마 같은 뿌리나 줄기 식품은 비교적 보관이 용이한 여름 채소들이다
다만 늙은 호박은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실온에서 여름을지나 가을 겨울까지 묵힐 수 있다.
애호박은 짧게 늙은 호박은 길게 단호박은 비교적 오래 상온에 보관이 가능하다
조금 많이 사들여도 보관에 신경 쓰지 않고 비교적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인데
조리법이 만만치 않은 게 흠이다
껍질이 두꺼워 손질이 어렵고 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아니라
수프나 찜 같은 일품요리로 만들어야 한다
오래 두고 먹기보다는 즉시 먹어야 맛있다.
1인 가족의 경우는 조금 만들어도 남아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단호박을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는 못하는데 않는데 이번엔 한꺼번에 여러 개를 사들였다
세일기간이라 작은 단호박이지만 여덟개에 만원이었다
욕심을 부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젠 단호박 요리를 해야만 한다
사실 나는 서툰 요리사다.
음식은 언제나 남이 해주는 게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 하나가 나를 부추겼다.
단호박으로 빵을 만드는 법이었는데, 의외로 간단했다.
호박을 씻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껍질을 말랑하게 만든 뒤 속을 파내고 잘게 다진다.
여기에 소금과 설탕, 풀어 놓은 계란을 섞어 전자레인지에 익히면 끝.
카스텔라처럼 썰어 먹는 단호박 빵이 된다.
조금 응용하여 우유나 버터 견과류를 첨가하면 나만의 레시피가 된다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건강식이다
정성을 보이고 싶은 지인이 있다면 만들어 볼만하다
단호박을 사들여 놓고 이웃들에게 정성 들인 음식을 대접하는 계획을 하고 있으니
행복한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