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게으름을 떨쳐내고 다시 운동화 끈을 매다
'불행이 문틈으로 들어오면 행복은 대문 열고 나간다'는 말이 있다.
이를 '게으름이 문틈으로 스며들면 부지런은 대문 열고 나간다'라고 패러디해본다.
완벽하게 적확한 표현은 아닐지라도 현재의 내 상태를 대변하는 말임에는 틀림없다.
100세 시대
길어진 노후를 잘 보내려면 건강이 최우선이다.
건강에는 무엇보다 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은퇴 후 사회생활이 줄어듦에 따라 생활 속 움직임마저 줄어들어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나름 노력도 하고 있다
달리기에 깊이 빠져 하루 두 시간 이상 석촌호숫가를 돌았던 적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줄 정도로 열심이었다.
2년쯤 계속하던 달리기는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서 소원해졌다.
.그 후로는 운동화 끈을 다시 매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지고,
나이 들어서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좋다는 주변의 권유에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달리기할 때 경험했던 '무념무상의 경지'가 그립기는 하다.
최근에는 논현 복지관에서 AI의 도움을 받는 헬스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제법 열심히 참여해 복지관 통계에 의하면 나의 운동 시간이나 강도가 이용자들 중에서 최상위권이다.
오가는 사람마다 칭찬을 하고 복지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AI 헬스는 이용 시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되며 점심시간에도 이용할 수 없고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시간의 제약을 받으니 생활 스케줄에서 종종 밀리게 되고,
특히 이번 긴 연휴를 지내면서는 운동과는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주말이나 공휴일 혹은 일과가 끝난 후 조금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운동 시간 때문에 모처럼 생기는 애경사나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일들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운동을 잠시 포기하게 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변명하는 중이다.
물론 변명은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게으름'이 '부지런'을 대문 열고 나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핑계는 그만두고 운동해야 할 때다.
게으름을 떨쳐내고 다시 운동화 끈을 매면, 대문 열고 나가려던 부지런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