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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Dec 28. 2021

<대통령 박근혜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박근혜는 헌법을 유린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았다. 책임을 방기했다. 사인의 국정개입을 허용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했다. 국회는 그를 탄핵했다. 헌법재판소는 그를 파면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말했다. “탄핵 제도는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의 지배 원리를 구현하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하는 경우, 상당한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국가 공동체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치러야하는 민주주의의 비용이다.”


2021년 12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의 사면을 결정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합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립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은 규명되지 않았다. 책임자 처벌도 없었다. 국정을 농단한 주역들은 사과하지 않았다. 부역자들은 호의호식한다. 잘못된 걸 바로 잡자는 게 “과거에 매몰”된 것인가. 사과하지 않는 이들을 “포용”해서 그들과 “통합”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이 있다. 대통령은 판단은 무조건 옳거나, 길게 보면 옳다는 의견이다.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는 의견도 있다. 건강 악화에 따른 인도적 배려이니,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는 의견이다.


나는 의견이 다르다. 1997년 전두환 사면의 논리도 이번 결정의 논리와 다르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는 계속 반복된다. 역사에 가정은 필요없다.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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