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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n 16. 2022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전쟁, 우정.

이 책을 몰입해서 읽지는 못 했다. 1944년 1월 28일 금요일 일기의 한 대목처럼, 비슷한 이야기를 "자꾸 되풀이해서 들려주는 바람에" 조금은 지루했다. 안네 프랑크의 나이가 내 딸아이와 비슷했더라면 그나마 마음을 다잡고 읽었을테지만, 안네는 중학생이요 내 딸아이는 유치원생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읽었다. 왜냐면 이번 달 독서모임 '책으로20' 에서 고른 책이라서. 그리고 친구의 아들이 이 책을 좋아한다고해서.


안네 프랑크의 첫 일기는 1942년 6월 12일에 시작된다. 1929년 6월 12일에 태어났으니 중학교에 다니는 시기에 이 일기를 쓴 것이다. 첫 일기를 쓴 날짜를 보고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내가 처음으로 일기를 쓴 건 언제였지?' 6학년 때 일기를 숙제로 내줘서 쓰긴 했는데, 지나간 신문의 일기예보를 참고하며 며칠씩 몰아서 썼다. '안네는 어쩜 이렇게 고차원의 단어를 구사했지?' 나는 당시 몰아 쓴 숙제를 내다버려 확인할 수도 없다.


1942년 7월 8일, 안네의 가족은 히틀러의 호위부대 SS로부터 소환장을 받는다. 가족은 곧바로 피란을 갔고,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거의 2년을 다른 가족들과 지낸다. 안네가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날짜는 1944년 8월 1일이며, 그는 1945년 3월 어느 날 감염병으로 사망한다. 안네의 사망일이 정확하지 않은 건, 그와 그의 조상이 히틀러가 그토록 혐오했던 유대인이기 때문이다. 안네의 가족은 집단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


안네 프랑크가 쓴 일기가 <안네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이 일기를 쓴 안네 프랑크가 1942년 6월 20일에 기록한 다음 문장에 그 까닭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문제의 핵심에 도달했어. 내가 왜 일기를 쓰기 시작했나 하는 문제. 왜냐하면 난 아직 진정한 친구가 없기 때문이야."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하니 우리 우정의 토대가 더욱 든든해 진 기분이야. 너의 안네."   


<안네의 일기> 설렁설렁 읽은 지금, 나에게  가지 숙제가 생겼다. 1 세계대전 이후 독일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으며, 히틀러라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권력을 잡았고,  히틀러에 동조한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행동을 했는지, 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어떻게 얽혀있으며, 태극기 부대는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광화문에 나오는지 등을 공부한 뒤에, 나는 <안네의 일기> 다시 읽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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