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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l 04. 2022

임윤희, <도서관 여행하는 법>.

공공도서관. 

어제 우리 식구는 집에서 188m 거리에 있는 교하도서관을 방문했다. 목적은 피서였다. 아침 8시 실내 온도는 이미 29도였고 습도는 55%였다. 궁금했던 책을 보러 가기로 이미 약속을 했었지만 더는 더위를 견딜 수 없었다. 7월 초에, 그것도 아침에 에어컨을 틀게 되면 올 여름은 그것으로 끝장나는 셈이다. 서둘러 짐을 쌌다. 


오전 10시께 도서관 1층 어린이자료실에 들어갔다. 어린이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들의 부모들도 어린이처럼 책을 읽고 있었다. 우리 식구도 딸아이가 원하는 자리에 빙 둘러 앉아 함께 책을 읽었다. 시원했던 열람실 내부는 이내 한기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나왔고 아내는 겉옷을 가지러 다시 집으로 갔다. 


우리 식구는 바람막이를 껴입고 2시간을 더 있었다. 책을 포함해 볼 게 다양했고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실내 계단은 인상적이었다. 참고서를 펴놓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학생도 있었고 수험서에 밑줄을 쳐가며 치열하게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창가에는 얇은 담요를 두른 채 책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딸아이와 물놀이를 한 다음 임윤희 나무연필 출판사 대표가 쓴 <도서관 여행하는 법>을 읽었다. 저자가 도서관을 정의하는 여러 표현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이 문장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도서관은 사회 구성원에 대한 믿음 그리고 책이 이들을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동시에 품고 있는 곳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공공도서관'에 대해 잠깐 생각해봤다. 여름엔 더위를 피하고 겨울엔 추위를 피할 수 있으며, 이웃의 기쁜 소식과 궂긴 소식을 주고 받고, 지역의 특산품을 홍보하고 나라와 세계의 흐름을 짚어낼 수 있는 곳, 지식을 쌓고 지혜를 얻어 길을 만들어 내는 곳, 이런 곳이 바로 공공도서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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