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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Dec 31. 2021

플루타르코스, <마음의 평온을 얻는 법>.

평온을 얻는 게 가능한가.

인간이 하는 근심은 모두 비슷비슷할까? 내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일과 망아지같은 내 딸아이가 속을 태우는 일이 고만고만할까? 내가 괴로워하는 일과 아직까지도 새끼들 걱정을 하는 내 어미의 마음은 거의 같을까? 이 책을 번역한 임희근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문제로 지지고 볶으며 살아간다"(p.11)고 한다. 그러니까 서기 2021년의 문제와 플루타르코스가 사망한 서기 120년의 문제가 똑같다는 말인데,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서기 46년에 태어난 고대 로마의 철학자 플루타르코스가 보기에, 인간이 근심을 하는 이유는 모두 '정념' 때문이다. 온갖 감정이 휘몰아쳐서다.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이 세차게 불어서다. 일어나는 마음이 어지러워서다. 정념이 생기는 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한 건, 욕심 때문이다. 핑계 때문이다. 자기를 모르고, 분수도 모르면서 이래저래 둘러대기 때문이다.


플루타르코스 말이다. "마음의 평온에 큰 장애가 되는 것은 우리 능력에 맞게 충동을 돛처럼 붙들어 매지 못하고 목표를 욕심대로 너무 높이 설정하는 것 그리고 실패 앞에서 운명과 행운을 탓하고 자신의 우매함을 탓하지 않는 거라네." (p.57) "사람들은 사실 자기가 가진 꽤 훌륭하고 감미로운 것은 그냥 지나치고, 고통스럽고 괴로운 기억만 좇기 일쑤라네." (p.47)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념을 털어낼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어지러운 마음을 딱 붙들어 맬 수 있을까. 플루타르코스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알고 난 뒤에 단 한 가지 일, 즉 타고난 소질에 맞는 일에 전념하는 법을 배워야 하네. 하지만 어떤 때는 이런 종류의 삶, 또 어떤 때는 저런 종류의 삶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열정을 쏟아 본성을 어지럽히는 일은 하지 마세나." (p.60)


오늘의 정념이 2천년 전의 정념과 똑같다 할지라도, 그래서 정념을 걷어내는 방법이 2천년 전과 똑같다 할지라도, 내 마음이 '평온의 상태'에 도달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플루타르코스의 말처럼 "이성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는 사람만이 자유인이라 할 수"(p.118) 있다지만, 인고의 시간과 인욕의 세월은, 보기보다 힘겨운 과정이다. 어수선한 마음을 일단 정리하자. 흩어진 글을 이렇게라도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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