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경험, 권력의 위험.
승리는 짜릿한 것이다. 이기면 신나고 신나면 모든 게 좋아보인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어들고 신경 전달 흥분 호르몬은 늘어난다. 한번 승리한 경험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그 맛을 알기 때문에 좀처럼 잊을 수가 없다. 비슷한 자극으로는 성에 차지 않고,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인이 박힌 것과 같아 벗어나기 힘들다.
승리를 경험한 사람이 권력을 갖게 되면, 그때부터 생각지 못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남의 말을 잘 듣던 사람이 한순간 귀를 닫는다. 사리에 맞지 않은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는다. 그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무서워 아무런 말도 못 한다. 공식 절차를 무시하고 비선 조직을 가동한다.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딱 그랬다.
<승자의 뇌>를 쓴 이안 로버트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권력은 경주마가 옆을 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도록 씌워주는 눈가리개를 사람에게 달아준다. 주변의 경고 신호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오로지 목표 달성만 추구"한다. 그리고 "권력을 긁어모으는 데만 혈안이 된 지도자들은 결국 비극을 맞이하고 만다."
로버트슨은 이어서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험들 가운데 하나는 권력욕이 강한 지도자가 한 차례 승리를 거둔 뒤에 그의 혈액에 분출되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발생한다. 승리가 촉발해줄 화학적 도취 상태를 열망한다. 권력이라는 독한 술이 누군가의 혈관을 강한 권력욕으로 때릴 때 커다란 문제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승리는 대단한 것이다.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자로 지명된 배우들을 대상으로 해서 수명을 분석한 결과, 아카데미상 수상자들이 후보로 지명만 되고 그 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4년 더 오래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대단한 경험이 주인을 잘못 만나 악용되기 시작하면, 그땐 다같이 죽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