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율의 독서 Aug 08. 2022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부모가 학교다>.

신앙, 편견. 

조금 불편한 책이었다. 저자가 목사인 것도 알았고, 그가 운영하는 곳이 브루더호프 공동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몇몇 표현들은 참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가 신앙이 없어서 그럴 수 있다. 신앙 공동체에 드나드는 몇몇 지인들의 표리부동한 언행에 염증을 느낀 적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도 불편한 건 불편한 것이다.


가령 이런 표현. "남편은 가정의 영적인 머리로서 아내를 보살펴야 하고, 아내는 돕는 배필로서 남편을 섬겨야 한다." 부부는 서로 존중하며 각자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가족을 건사하라는 말이겠지만, '섬기다'라는 단어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만 머리를 조아리고 밖에서는 고개를 빳빳이 드는 몇몇 지인들을 생각나게 한다. 


다음 이런 표현. "많은 여성들이 어머니가 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들은 어머니됨이 하나님이 주신 임무일 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이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긴 했지만, 이런 원리주의적 접근은 현재의 인구감소 원인을 있는 그대로 못 보게 만든다.


나는 저자의 2014년 저작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에서 배운 바가 참 많았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헨리 워드 비처의 "우리가 아이들에게 남겨줄 유산 중에 끝까지 남을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뿌리이고, 다른 하나는 날개다." 라는 표현은 우리 가족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뚜렷한 이정표가 되었다. 


<부모가 학교다> 역시 배운 바가 많은 책이었다. "우리의 사랑이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다만 꾸준하게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는 마더 테레사의 표현은 부모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다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몇몇 교조주의적 표현이 현실 세계 속의 사람들과 겹치면서 내 협량한 편견을 한층 짙게했다.


 

 


     

     

작가의 이전글 양희, <다큐하는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