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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Oct 20. 2022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회 연설.

"진실을 말하는 것,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  

노무현 대통령의 2003년 6월 9일 '일본 국회 연설문'을 다시 읽었다. 2003년 2월 25일에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으니,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 지 3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 다른 나라의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한 것이다. 그것도 한 세대가 넘도록 제 나라를 침탈했던 그 나라의 본진으로 들어가 일장연설을 한 것이다. 권력에 맞서 정정당당히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던 대통령 노무현의 연설문을 이 곳에 일부 옮긴다.


"일본과 한일 관계는 나에게 항상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나는 한일 양국 국민이 마음을 활짝 열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양 국민이 과거사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스스럼없이 교류하며 서로 돕는 시대가 하루 속히 열리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양국 지도자들이 함께 풀어가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2년 후면, 한일 국교정상화 40돌을 맞게 됩니다. (…) 나는 오늘 의원 여러분과 각계의 지도자들에게 '용기 있는 지도력'을 정중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과거는 과거대로 직시해야 합니다. 솔직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도록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양국은 '한일 역사 공동연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일본 속담에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장 귀한 가르침이 된다는 뜻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등, 어떤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마음에 가지고 있는 담장을 허물어 내십시다.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십시다. 그래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욱 멋지고 밝은 미래를 물려줍시다." 


대통령 노무현은 '진실'을 이야기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했다. 진실은 단순하다. 일은 이미 벌어져 있는 것이고, 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사람이 이 일을 꾸밀 뿐이다. 이미 벌어져 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하게 되면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일을 꾸민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는 건 늘 어렵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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