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율의 독서 Jan 12. 2023

강원국,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결국은 말이다."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를 읽었다. 2023년에 돈 주고 산 첫 번째 책이다. 강원국 작가의 책은 이번이 여섯 번째이다. 2014년에 나온 <대통령의 글쓰기>를 2014년에 읽었고, 2018년에 나온 <강원국의 글쓰기>를 2021년에 읽었다. 역시 2014년에 나온 <회장님의 글쓰기>는 2021년에 읽었고, 2020년에 나온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2022년에 읽었다. 2021년에 나온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는 나오자마자 읽었고, 2022년 12월에 나온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를 이번에 읽었다. 매니아는 아니고 그냥 공부 삼아 읽고 있다. 


먼저 프롤로그에 나온 문장을 이곳에 옮긴다. 2022년 10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작가는 이 문장을 이야기했었다. "말 같지 않은 말이 일상을 오염시키고 있다. 부처님은 열 가지 죄를 짓지 말라고 했고, 그 가운데 말로 짓는 죄가 네 가지나 된다. 첫째, 망어妄語. 즉 거짓말이다. 둘째가 양설兩舌. 이간질하고 험담하는 말이다. 셋째, 악구惡口. 욕설과 거친 말이다. 넷째, 기어綺語. 교묘하게 꾸며 남을 속이는 말이다." 2022년 10월은 미국 뉴욕에서 '이 새끼들, 날리면' 같은 온갖 해괴망측한 말들이 난무하던 다음 달이었다.


139쪽 마지막 2개 문단은 그 내용이 마음에 들어 통째로 공책에 옮겨 적었다. "나는 모두와 잘 지내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과 잘 지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남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흔히들 남이 내게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대한다. 혹은 내 기대대로 어느 정도까지는 이뤄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간섭하고 참견한다. 그리고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모든 관계는 끝이 난다. 끝이 나면 후회와 그리움만 남는다. 지금 여기, 눈앞의 상대와 건강한 말로 건실한 관계를 지켜나가자." 


자기 반성이 묻어나 있는 대목도 눈에 들어왔다. 126쪽이다. "우리 뇌는 기억을 스스로 편집하고 조작한다. 이런 사실을 <대통령의 글쓰기>를 쓰면서 알았다. 청와대 8년 동안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대로 썼는데, 나중에 보니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쓰여 있었다." 제목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작가가 쓴 어떤 책에서 이와 비슷한 문장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같은 반성을 계속 붙잡고 있다는 게 독자로서 놀라운 점이었다. 같은 직장을 다녔던 동료들의 표정을 의식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객관화에 이르는 과정이 진중해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느낀 점들을 마지막으로 몇 자 적어본다. 첫째, 작가의 문장은 해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이름을 걸고 출간한 첫 번째 책인 <강원국의 글쓰기> 보다도 간결하다. 둘째, 작가 자신이 상관이자 선생님으로 모셨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문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의 논리적인 문장, 노무현 대통령의 입체적인 문장이 골고루 배어 있으면서도 작가 자신의 경험과 능청이 적절히 스며들어있다. 셋째, 이번에도 많이 배웠다. 3장 '어른 세대와의 소통법' , '젊은 세대와의 소통법'이 특히 그랬다. 






        


 

작가의 이전글 2022년 12월 독서 평가 및 2023년 1월 계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