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것.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로 하면 이렇다. '天上天下 唯我獨尊'. 이 한자를 하나씩 풀어보면 또 이렇다. '하늘 천, 윗 상, 하늘 천, 아래 하, 유직 유, 나 아, 홀로 독, 존엄할 존'. 풀어 쓴 한자를 이어 붙이면 이렇게 풀이할 수 있겠다. '하늘 위 아래, 즉 이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홀로 존엄하다.' 대체 무슨 말일까?
지난 주에 읽은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256쪽에 이런 말이 있었다. "나의 목표는 나답게 사는 것이다. 나다움을 찾아 내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런 경지야말로 그 어떤 두려움도 욕심도 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싶다." 이 문장이 속한 글의 제목은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유명한 묘비명도 생각났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나는 이 묘비명을 이윤기 소설가가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의 해설 '20세기의 오디세우스'를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 자유의 제1 조건은 무엇보다 '독립獨立' 이었다.
강원국 작가의 문장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종합하자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나답게 살아야 한다. 나답게 사는 건 무엇인가. 남들하고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이다. 독불장군의 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길을 말하는 것이다. 각자 저마다의 길이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각자의 고유성과 존엄성을 뜻하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죽으면 세상도 없다. 살아 있으므로 세상도 있는 것이다. 지구는 둥글다. 지구 어디에서 땅을 파더라도 끝까지 파면 모두 지구의 중심에 닿는다. 그러므로 내가 있는 곳이, 각자 딛고 있는 곳이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말이다. 남들 쳐다보며 살 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