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것"
※ 강민선 작가의 <끈기의 말들>을 다 읽었다. 작년 같았으면 하루 이틀 만에 다 읽고 서둘러 리뷰를 썼을텐데 이번 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4월 6일에 읽기 시작해 1주일간 아주 천천히 읽었다. 회사 휴게실에서 잠깐잠깐 읽기도 했도 주방 식탁에서 틈틈이 읽기도 했다. 책에 손을 대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렇게 1주일 동안 차근차근 읽어 나갔고 오늘 아침 초서까지 마무리했다. 리뷰를 쓰기 전, 작가의 문장 몇 개를 이 곳에 옮긴다.
"소재를 찾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일. 내가 가진 정체성 가운데 가장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게 흔들리면 뿌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버티기가 힘들다. 스스로 원하고 좋아서 하는 일이 힘든 건 아마도 그래서겠지.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내 앞에 뻗은 길만 어두운 것 같고, 지금까지 보내 온 시간이 무용하게만 느껴지는 건 내가 이 일을 아직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믿어 본다. 계속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41쪽)
"남은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이 남겨 놓은 숙제를 풀어야만 한다. 살면서 놓치거나 무시한 채 넘어간 부분이 있는 지 복기해야 한다. 무거운 부채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사소하고 하찮은 방법이라도 매일매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가깝거나 먼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내는 과정을 겪으면서 내린 나만의 결론이다. 부디 모두 편안한 곳에 닿았기를 바란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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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선, <도서관의 말들>. (2022.07.08.)
강민선, <하는 사람의 관점>. (2022.11.24.)